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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근조(謹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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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13-12-05 02:20 댓글 0건 조회 97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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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조(謹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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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가 시들었다


내 뜰 안에 고스란히 고인 오욕의 그림자

기지개 펴듯 가끔 꿈틀댄다.


절명한 꽃의 꼬락서니

영락(瓔珞)을 걸친 모가지 긴 미륵이다


신성한 몸뚱이

사람의 허물 두르고

불꽃 없이 타들어 가는 미륵의 살 내음


드높은 하늘

나직하여

허공에 떠 있는 삼라만상

떨어질 듯 위태롭다


낮은 곳에 숨소리 내려놓고

삼가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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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락(瓔珞) - 구슬을 꿰어서 만든 목걸이나 손목걸이 따위

** 미륵불 - 인성(人性)과 신성(神性)을 함께 지님으로서

무엇보다 인간의 허물과 속성을 잘 알고 이해할 수 있는 미래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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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날레



떠난 자리

쥐똥나무 푸른 물오르듯

차오른다.


언제쯤 멎을까

아메바의 눈을 가진

자욱한 저 목숨


젖은 자리 텅 비우고

어느 날 훨훨

귀천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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