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자유 게시판

장동각 선생님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규전50 작성일 2022-06-27 11:33 댓글 1건 조회 478회

본문

 

 

             장동각 선생님

 

 

장마가 시작되려나 부다.

이른 아침에 안개가 간간이 끼는 것을 보았을 때 대지에 습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좀 해서 안개 구경을 할 수 없는 우리 지방에서 잠깐이나마 안개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새삼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굳이 안개 구경을 하고 싶다면 흐린 날에 차를 몰고 대관령을 오르락내리락해 보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장마가 온다는 것은 일 년의 중반이 지나가고 있다는 시그날이다.

당연히 때가 되면 우리에게 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에 앞서 세월이 그만큼 지나간다는 것이다.

장마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여름이 진행되는 것이다.

무더운 여름날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걱정하면서 살 것인가, 아니면 열정적인 여름을 만끽하면서 살

것인가를 판단하는 갈림길에 서게 되는 것이다.

 

환갑을 넘기면서 나이와 관련한 이야기에 관해서는 부담이 많이 덜어지는 것 같다.

젊은 날에 나이 타령을 하면 고얀 놈이라고 핀잔받을 수 있지만 이제 이 나이 정도 됨으로써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본다.

물론, 저보다 연배가 높은 분은 장유유서의 멋있는 문화를 훼손한다고 핀잔을 줄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그 또한 초월할 정도는 된 것 같다.

 

나이를 먹으면 남는 것은 추억밖에 없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다가온다.

젊은 날 혈기 왕성할 때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 오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옛날에 농공고 학창 시절이 빠지면 재미가 덜 한 경우도 많이 있다.

학창 시절에 백미 중 하나는 당시에 선생님들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제가 농공고를 다닐 때 많은 선생님과 만났다.

그분들의 가르침을 받고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분들이 공맹자처럼 잘 가르쳐주었다고 이야기하자는 것은 아니다.

철딱서니 없던 중학교 생활을 벗어나 고등학교에 들어감으로써 선생님들의 세계를 알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이다.

더 쉽게 말하면 선생님들이 하시는 말씀에 대해서 말귀를 알아차릴 나이가 되었었다는 것이다.

 

당시에 저와 스쳐 갔던 많은 선생님 중에서 많은 추억을 남겨 주셨던 분 중 한 분이 장동각 선생님이

아닌가 싶다.

그 선생님은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실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결시키는 능력이 탁월하셨던 분이셨다.

보통 선생님들 같으면 교과서 내용을 알기 쉽게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면 그분은 그

내용을 가지고 어떻게 써먹어야 한다는 그것까지 암시해 주셨던 분이셨다.

 

그리고, 수업하는 과정에서도 선이 엄청 굵으신 분이셨다.

그냥 교과서만 붙잡고 가르치신 것이 아니라 그 밖의 세계에도 엄청나게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가르쳐주셨다.

세상은 교과서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밖에 것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그분에게서 배우고

 느꼈다.

 

그리고 선 굵은 사회생활의 영역에도 많은 신경을 써서 가르쳐주셨다.

지금와 생각해 보면 그분이 가지고 계셨던 이상의 세계를 아이들에게 직설화법으로 가르쳐주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분의 교육철학, 인생론, 처세술을 자연스럽게 주지시켜 주었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뭣 저렇게 터프한 선생이 있냐는 식으로 바라봤다.

그런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그 선생님의 이상의 세계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대부분

아이에게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냥 학생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면서 그들의 세계와 공감하려는 능력이 뛰어나신 스승 정도로

인식되었을 것이다.

 

언어 표현도 보통의 선생님과는 완전한 차별성이 있었다.

교사의 언어라기보다 현실에 더 절실한 언어를 구사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어떤 험악한 세상에 던져져도 꿋꿋하게 헤쳐 나갈 수 있는 능력을 불어넣어 주고자 애쓰신 분으로

 기억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좀 과격한 언어가 나왔던 것도 부인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그런 언어가 구사된 것은 샛길로 가는 학생에 대하여 준엄한 경고성 메시지를 던질 때

나왔던 것 같다.

 

진정으로 학생들의 현재와 미래를 걱정해주면서 그 세계를 어떻게 잘 열어갈 것인가를 강한 메시지로

 던져 주었던 것이다.

지금와 생각해 보면 아쉬웠던 점도 많이 있다.

그분이 가지고 계셨던 이상의 세계를 조금이라도 더 받아들였더라면 인생 자체가 좀 더 새로운

 방향으로 갔을 터인데 하는 생각도 들어간다.

 

앞으로는 그런 선생님을 만날 수도, 만날 기회도 없으리라 본다.

자신의 교직 철학을 소신과 강단으로 설파할 수 있는 스승이 나올 수 있을는지 저의기 의심스러운

세상이 된 것이다.

그래도 그런 선생님을 이 세상에서 만나서 배웠다는 데 대해서 무한한 감사를 드릴뿐이다.

 

 

 

댓글목록

profile_image

農心居士님의 댓글

農心居士 작성일

조규전 교장선생님의 말씀에 저도 100% 공감합니다. 저는 학창시절 장동각 선생님의 수업은 받은 적이 없습니다만, 그분의 훌륭하신 인품은 늘 존경해 왔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십수년전 제가 모교를 졸업한지 40여년이 지났는데도 5월 5일 재경종합운동장에 참석하신 선생님께서는 1970년도 초 학창시절의 저를 비롯한 우리 동기생들 이름을 모두 기억하고 계신 것에 엄청 놀랐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이 모여있는 자리에 오셔서 "상경아~! 니 간나는 누구냐?"라고 물으셔서 얼픈 집사람을 선생님께 인사드리게 했던 기억이납니다. 항상 구수하고 친근한 선생님을 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