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동문 문화예술

요절의 끝판왕, 체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21-06-16 10:55 댓글 1건 조회 745회

본문


            요절의 끝판왕
, 체리

 

극적인 삶을 살다가 상대적으로 짧은 세월로 생을 마감한 사람을 가리켜 요절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한때에는 특정 세계를 풍미했으나 이른 나이에 저세상으로 간 사람들을 돌이켜 보자.

배호, 김현식, 차중락, 허난설헌, 이상, 이효석, 윤동주같은 분들은 자신들의 재능을 한껏 뽐내야 할 나이에 요절을 한 분들이다.

그런 분들이 좀 더 살았으면 새로운 세계를 엮어갔을 터인데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여간 크지 않다고 본다.

 

우리 인간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면 누구에게나 아쉬움이라는 것이 공통분모처럼 존재하는 것 같다.

내가 아쉽다고 생각하면 남도 아쉬움을 같이 느낀다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공통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요절이 인간에게만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을 수 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관점에 따라서 다 다르겠지만 요절을 하는 동식물도 있다는 것이다.

동식물에서 요절은 환경 자체가 급격히 변했다거나 경쟁이 너무 치열하여 알아서 솎임을 당하는 경우가 많이 있을 것이다.

 

오늘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하는 대상은 다름 아닌 체리라는 식물이다.

체리의 혈통은 벚나무와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이다.

유사한 혈통이지만 벚나무는 좀 해서 요절을 하지 않는다.

조상이 유사한 식물이지만 어떤 것은 요절 현상이 심하고 또 어떤 것은 그렇지 않을까.

 

체리는 인간의 욕망에 따라 엄청나게 개량하였다.

과거의 체리는 벚나무와 유사한 형태의 과실이었으나 요즘 나오는 체리 품종은 자신들의 조상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량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개량이라는 것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육종이 되었다는 개념으로 보면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체리 농사가 되긴 된다.

하지만 미국이나 중국, 터키 같은 나라처럼 활성화가 되지 못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요절 현상도 포함된다고 본다.

 

그렇다면 체리가 요절하는 현상은 어떻게 나타날까.

요절의 의미대로 다 커 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어느 날부터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 버리는 증상이 발생된다.

다른 나무들에도 그런 증상이 있으면 그저 그러려거니 생각할 수 있으나 유독 체리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체리 농사를 짓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런 증상이 발생하면 곤혹스럽기 그지없을 것이다.

초보 농부가 체리를 도입하여 멋있게 농장을 꾸려보고 싶다면 여러 가지 상황을 알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애지중지 키운 체리나무가 어느 날 시름시름 앓다가 낙엽을 떨구면서 죽는다고 생각해 보자.

상상만 하여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집에서 한두 포기 키우는 사람들도 체리에 대한 애환은 많을 것이다.

가장 큰 애환이 잘 안 달린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체리 가지에서 엿 같은 물질이 질질 흘러나오면서 미관을 해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애환으로 딱정벌레나 쐐기 같은 애벌레들이 극성을 부린다는 것이다.

긴 장마 끝에 해가 나면 잎이 축 처지다가 어느 날 낙엽이 스르르 지는 현상도 발생된다.

거기다 가을이 되기도 전에 잎에 반점이 생기면서 낙엽이 져 버린다는 것이다.

묘목 시절에는 고라니가 체리잎을 사정없이 뜯어먹는 현상도 발생된다.

다른 과실나무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열매를 따 먹을 수 없는 과수의 대표주자가 아닌가 싶다.

 

바로 위에서 열거한 내용으로 인하여 체리가 열받으면 이내 요절을 해 버린다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이 험난하다고 생각되면 알아서 죽어 버리는 것이다.

다른 과일나무처럼 악착같이 살고자 하는 욕망이 거의 없는 과수로 보면 될 것이다.

어찌 보면 깔끔한 성격을 가진 나무라 볼 수 도 있을 것이고 또 한편으로 보면 별난 성질을 가진 과수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여간 자신의 수와 다른 환경이 주어지면 뒤도 안 돌아보고 요절하는 과일나무 중 하나가 체리라 보면 될 것이다.

댓글목록

profile_image

김석연2님의 댓글

김석연2 작성일

새콤 달콤한게  앵두나 딸기에 비유할수 없을 정도로 맛이  좋은 체리 ~
비싼 과일이지만 가끔 사 먹는 체리가 요절을 한다니요 ㅎ
제 성질을 이기지 못해 그런가 아니면 추한 꼴을 보이기 싫어하는 고고함 때문인가?
맛이 좋은 체리에 그러한 이면이 있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