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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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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21-11-18 06:46 댓글 0건 조회 63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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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기 쓰기

 

 

기 써 본 기억이 있나요?

한국에서 태어나 일기 한 두 번 안 써 본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본다.

기억이 가물가물할는지 모르지만 우리가 어렸던 학창 시절에는 일기라는 것이 교육과정에 녹아 있었다.

초등학교 저 학년 때엔 그림일기를 시작으로 고학년이 되면서 글자 일기를 썼던 기억이 날 것이다.

 

일기가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다 다르게 생각할 것이다.

어떤 사람은 굳이 그런 걸 쓰지 않아도 인생에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하는 반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자도 많을 것이다.

요는 해 보지 않고 그 안에 진미를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송충이는 소나무 잎 이외에는 먹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다양한 나뭇잎의 맛을 알 리 없을 것이다.

일기를 써 보지 않은 사람은 일기의 묘미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일기는 자신의 역사를 기록하고 만드는 일이라 본다.

남의 역사는 대단하다고 칭송하면서 자신의 역사에는 소홀히 하는 게 보통사람들의 속성이 아닐까 싶다.

내가 내 역사를 만들어가는 과정,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지 아니한가.

일기를 써서 유명해 질 수 도 있고, 유명해 진 사람이 일기를 통해 더 유명해 질 수 도 있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일기를 쓴다는 것은 자신을 중심으로 한 역사를 엮어 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본다.

 

일기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조선조 500년 동안 왕을 중심으로 방대하게 기록된 역사서도 일종의 일기라 보면 될 것이다.

그날 그날에 일어난 일들을 사관이 매일 기록한 것임으로 하나에 간접일기로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그 기록이 없었다면 조선 500년사가 그저 구전으로 흘러내려온 것으로 연명했겠지만 그 실록으로 인하여 사실화, 구체화된 귀중한 역사서를 갖게 된 것이다.

 

동서양을 넘나들면서 많은 감동을 준 일기도 존재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는 최고의 걸작이 있으니 그게 다름 아닌 이순신장군의 난중일기라 본다.

임진왜란 때 왜놈들과 해전에서 그날 그날의 전장의 상황을 일기형식으로 기록하였던 것이다.

그가 쓴 일기로 인하여 임진왜란 때 해전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 정확하고 객관적인 사료가 된 것이다.

전쟁을 수행하기에도 힘든 상황에서도 진중 일기를 썼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니라 본다.

 

이순신의 난중일기 이후에 유명한 일기가 하나 나왔으니 다름 아닌 박지원의 열하일기다.

박지원이 청나라 건륭황제 70세 연회에 사절로 참석하게 된다.

당시에 청나라 황궁은 북경에 있었는데 건륭의 연회는 거기서 한참 떨어진 열하라는 곳에서 열렸다고 한다.

해서 북경일기가 아닌 열하일기로 제목을 달았다고 한다.

편도 1,600km를 가고 오면서 본 것을 기록한 일기로 그 가치가 지금까지도 남아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고 본다.

가고 오는 과정에서 중국의 문화, 문명, 새로운 기술을 기록했으며 그 기록을 남기기 위해 말위에서도 글을 썼다는 일화도 있다.

 

서양에서는 2차 대전 때 독일의 나치를 피해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피신 왔다가 그 쪽에 그들의 만행을 적나라하게 기록한 일기가 있었으니 이름하여 안네의 일기인 것이다.

독일군의 온갖 만행을 보면서 일기를 쓴 안네도 15살이라는 짧은 인생을 마감하게 된다.

안네가 죽고 2차 대전이 끝나면서 그가 쓴 일기가 우연찮게 발견된 것을 네덜란드에서 출판을 하였다.

이게 네덜란드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면서 일기의 표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태어나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일기쓰기가 아니가 싶기도 하다.

매일 글을 쓴다는 것은 용이한 일이 아니라 본다.

시간도 빼앗겨야 되고, 일기라는 속성 자체가 자신의 행동과 생각을 글로 남기는 것이라 남이라도 읽으면 좀 계면쩍은 면이 있어서 선뜻 수행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본다.

예전에는 학교에서 일기쓰기를 권장도 하고 검사도 했었다.

그런데 집안 이야기를 쓰는 과정에서 프라이버시에 심각한 침해가 있다고 인정되어 학교에서 일기 검사 같은 것은 안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배움이라는 것은 의도성을 가질 때 의미가 더 커지게 돼 있는 법이다.

가르쳐주지 않아도 밥을 잘 먹고 숨을 잘 쉬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본다.

밥 먹기 싫어하는 아이를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어 바람직한 방향으로 행동의 변화를 꾀하는 과정이 교육인 것이다.

일기도 마찬가지라 본다.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으니 그런 것은 하지 말자라고 하는 것은 단편적인 판단의 결과물이라 본다.

 

일기라는 것은 자신의 하루, 일생을 반추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그것을 통하여 자신의 미비한 점을 개선하고, 문제가 된 부분을 수정할 수 있을뿐더러, 문장력을 키우고, 더 나아가 창의성과 개성을 신장시킬 수 있는 훌륭한 도구의 역할을 할 것이다.

한 술 더 뜬다면 학습일기를 통하여 자신의 공부 방법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영어일기를 쓴다면 영작능력이 크게 신장되리라 본다.

그림일기를 쓴다면 일러스트 능력이나 웹툰 같은 능력도 자연스럽게 배양될 것이다.

일기에 한자를 섞어서 쓴 다면 한자 능력도 크게 신장될 것이다.

그리고 일기를 씀으로서 자신의 필체를 고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본다.

스포츠나 음악, 미술 같은 것을 전공으로 하는 경우 그 분야에 대한 하루하루의 일기를 작성한다면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훨씬 더 빠르게 그 영역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어른이 되어서 직장일기, 육아일기, 병영일기, 병상일기, 영농일기, 해외 여행일기 같은 것을 쓴다면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도 하리라 본다.

결국, 내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훌륭한 선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기는 언제 어떻게 써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신경이 쓰일 것이다.

제일 좋은 시간대에는 하루를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일정 시간을 내서 쓰면 좋을 것이다.

하루를 다시 한 번 반추할 수 있는 좋은 시간대를 스스로 정해서 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일기는 가급적 손으로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 본다.

컴퓨터 자판을 사용해서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필력을 높이는 것이라던가, 글씨를 좀 더 아름답고 세련되게 쓸 수 있는 기회도 얻으리라 본다.

비망록에 감정을 좀 더 담아서 써 내려간다면 훌륭한 일기로 발전할 수 있으리라 본다.

 

혹자들은 자신이 쓴 일기를 누가 훔쳐보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 염려를 하는 경우도 있다.

충분히 일리 있는 이야기이다.

그것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일기를 객관적으로 표현하는 기법 개발을 권하고 싶다.

극히 자신의 감정을 중심으로 쓴다면 타인에게 공개하기가 좀 곤란한 점도 있으리라 본다.

일기가 자신의 일생에서 필요한 존재라면 이것을 타인이 같이 공감할 정도로 작성 되도록 내공을 키워야 할 것이다.

 

앞에 언급한 난중일기, 열하일기, 안네의 일기 같은 것을 보면 일기를 통하여 새로운 세계를 열어갈 정도로 내공이 깊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래도 일기쓰기가 부끄럽다면 최대한 객관화를 시키고 주제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을 빌러서 써 내려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

자신의 인생살이 방법도 개선하고, 문제점도 스스로 깨우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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