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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冬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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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21-12-22 06:52 댓글 0건 조회 48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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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冬至



일 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다는 날입니다.

상대적으로 보면 밤의 길이가 가장 길겠지요.

과거에 과학이 덜 발달했던 시절에는 왜 이런 현상이 발생되는지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냥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겠거니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동지가 나타나게 된 이유는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똑 바르게 서서 도는 게 아니라 수직에서 23.5도 기울어져 있는데서 출발한다고 합니다.

이로 인하여 계절도 나타나게 된다는 원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옛 말에 동지섣달 긴긴밤이라고 표현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전기가 나오기 전에 살았던 사람은 자연과 일치하면서 살 수 밖에 없는 구조였을 것입니다.

해가 뜨면 일어나 일상생활을 하고 해 지면 거기에 맞추어 살았을 것입니다.

자연히 밤이 길게만 느껴졌으리라 봅니다.

 

하지만, 전기가 발명되고 각종 전기제품이 나오다 보니 이제는 밤낮의 구분은 되겠지만 생활패턴은 뒤섞여 있다고 봅니다.

밤에 일해서 밥 먹고 사는 사람이 나오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죠.

밤이 지루한 것이 아니라 그게 길어야 제 맛으로 느끼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텔레비전이 나왔다고 하여도 동지섣달 긴긴밤에 화롯불을 가랑이 사이에 끼고 오순도순 이야기 하는 것 보다 못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거기에다 고구마라도 구어 먹을라치면 요즘의 피자나 치킨 맛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과거 사람들보다 배에 기름기는 많이 끼었지만 진정한 인간 냄새를 풍기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죠.

 

동지를 기점으로 해가 점점 길어집니다.

해서, 과거에는 동지를 아기 설로 부르기도 하였답니다.

해서 동지를 지나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으로 인식되었답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팥죽이라는 특별한 음식도 만들어 먹었습니다.

한 그릇을 먹는 게 아니라 몇 그릇을 먹고 산에 나무를 하러 가는 경우도 많았으리라 봅니다.

거기에 덧붙여 동지차례도 지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인간사회에서 동지가 가지는 의미가 그 정도로 컸다는 것이죠.

 

어린 시절에 동지를 생각하면 해가 짧은 것 보다 엄청 추웠다는 느낌이 강하게 옵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저의 삼촌 한 분의 생일이 동지 무렵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농경사회다 보니 우리 어머니가 시숙 생일이 되면 떡을 빚어 함지에 이고 생일축하를 하러 갔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처럼 패딩 잠바도 없었던 시절에 홀 껍데기 옷을 몇 겹 껴입고 엄마 따라 삼촌생일 축하하러 갔었는데 진짜 추웠습니다.

일 글을 쓰다 보니 갑자기 엄마와 삼촌이 눈앞에 어른거리면서 눈시울이 적셔지는군요.

 

오늘 아침, 아직까지 창은 밝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 올 들어 가장 늦게 창문이 밝아 오리라 봅니다.

이렇게 특이한 날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도 우리 인생에서 큰 의미를 가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날마다 창은 밝아오지만 거기에 관하여 의미를 부여한다면 인생이 훨씬 더 풍성하리라 봅니다.

 

요즘을 사는 사람들이 오늘 팥죽을 쒀 먹는 경우는 거의 없으리라 봅니다.

집에서 동지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을 겁니다.

팥죽의 추억이 계시는 분은 강릉 중앙시장 어느 골목에 가면 팥죽 파는 곳이 있으리라 봅니다.

집에서 쒀 주는 팥죽보다는 좀 못할지 모르지만 동지의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한 사발 사 드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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