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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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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50 작성일 2023-07-05 21:16 댓글 0건 조회 25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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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ld teacher 

 

 

  빵 먹고 자란 놈은 나이를 먹어서도 빵을 먹게 돼 있다.

밥 먹고 자란 놈은 나이를 먹어도 밥을 찾게 되는 게 인지상정인 것이다.

몇 천년동안 밥만 먹던 민족이 어느 날부터 주식을 빵으로 돌렸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이렇듯 어떤 것에 고착되면 그것에서 벗어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학교현장에 있다 보면 많은 선생들과 만나게 된다.

학교에 가장 중요한 축 중 하나가 바로 교사이다.

명교사가 많은 학교가 유수한 학교로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립학교 같은 경우에 명교사 양성에 역점을 두어 그런 인재를 많이 키워내면 자연

스럽게 명문사학이 될 수 있는 길도 있을 것이다.

명교사를 만드는데 돈이 좀 들어갈는지 모르지만 한 번 만들어진 명교사가 세우는 

위상은 그 무엇보다 클 수 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공교육이 발달한 나라에서는 교사를 주기적으로 이동시키기에 특정

 교사가 특정학교에 붙박이로 근무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자연스럽게 명교사가 분산되다보니 특성화된 학교로 만드는 것은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특별한 선생이 있는 학교를 가기 위하여 줄을 서는 경우가 한국에도 있다.

소위말해 특목고인 것이다.

과학고, 영재학교, 외고, 국제고, 자사고 같은 경우일 것이다.

그 다음 단계로 공교육의 대표 격인 인문계고등학교가 있는 것이다.

특목고에서 걸러진 다음에 가는 학교가 보통 학교인 것이다.

이런 아이들이 악을 쓰고 공부를 한 들 최상위 학생들과 경쟁이 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일류급 아이들이 특목고에서 일류급 교사의 지도를 받는 상황에서 그 후순위 아이들이 

아무리 노력을 한 들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글을 쓰는 저도 교사출신이다 보니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해 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고민만 죽어라 했지 명교사가 되는 길로 가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왜 그런 현상이 발생했겠는가.

명교사가 아니다 하더라도 가르치는 데는 큰 지장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 유명한 교사라 해서 급료를 더 주는 것도 아니고, 승진을 빨리 시켜주는

 제도도 없는데 굳이 그런 길로 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것도 한몫했으리라 본다.

 

요는, 하루 이틀 정도 할 교직이라면 대충대충 시간을 보내도 문제는 없으리라 본다.

자칫하다보면 평생을 아이들과 씨름을 해야 하는 직업에서 준비가 제대로 안되면 끝까지 

고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나이가 좀 드신 선생님들이 의외로 가르치는데 고전하는 경우를

 비일비재하게 볼 수 있다.

저 정도의 나이라면 관록이나 경험으로 때려잡아도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이 발생됨을 볼 수 있다.

 

학교 현장에 있어보면 3월초 개학을 해 보면 아이들이나 학부모의 관심은 담임이나 

학과담임이 누가 될 것인가에 방점을 찍고 있다.

행여나 나이가 좀 든 선생님이 담임을 맡을라치면 탐탐치 않게 생각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저도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학기 초가 되면 담임이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 엄청난

 관심을 가졌었다.

가급적 젊은 선생님이 담임을 맡아주었으면 하는 것이 내심의 바램이었다.

 

나이를 먹으면 많은 경험과 함께 축적된 지식, 지혜를 바탕으로 엄청난 교육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잘 안되는 게 현실인 것이다.

노련하게 생활지도를 할 수 있을 것 같고, 지식의 전수도 그간에 노하우를 바탕으로 젊은

 사람들 보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잘 안 되는 모양이다.

그 중 가장 큰 원인이 올드 보이가 된 것이다.

커가는 아이들과 눈높이가 맞지 않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 본다.

그렇다면 누가 변해야 할 것인가.

아이들이 나이 많은 선생님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변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선생이 

아이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변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 나올 것이다.

여기서 또 하나 맹점을 찾을 수 있다.

나도 늙은 선생에 들어가면서 절실히 느끼는 것은 변화와 개혁을 싫어 한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예전에 배웠던 방식으로 현재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보니 아이들이나

 학부모가 좋아할 리 없는 것이다.

 

나이가 든 선생님들의 가장 큰 항변은 요즘 아이들이 말을 잘 안 듣는다.”는 것이다.

말 안 듣기는 예전 아이들이 지금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으리라 본다.

나이든 선생님도 그들이 젊었을  때에는 아이들과 교감과 소통이 잘 되었다.

그 이후로 코드가 점점 동떨어지면서 아이들은 선생님으로부터 점점 멀어져 가는 것을

 그 선생님이 절실하게 느끼지 못했을 뿐이라 본다.

어느날 교단에 서 보니 아이들과 갑자기 거리가 멀어져 버린 것을 인식하였을 것이다..

 

젊은 선생도 언젠가는 나이를 먹게 된다.

나이를 더 먹기 전에 훗날을 대비해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와 역의 방향으로 가는 경우를 더 많이 볼 수 있다.

젊은 선생도 어느 한 순간부터 보수화가 되어 가는 것이다.

나이 든 선생의 흉내를 먼저 내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젊은 선생도 나이가 든 선생님께 배웠으니 그 걸 탓하기에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

 

선생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마찬가지라 본다.

아이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볼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고 그 아이에게 어떤 교육을 

시켜야 제대로 성장할 것인가를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냥 봐서는 보이지 않는다.

보려고 애를 써도 보일까 말까 하는데 그냥 지식 전달에만 치중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한 것이다.

요즘 세상의 지식은 책이나 참고서, 인터넷에 무한정으로 떠 있다.

무엇에 치중해야 제대로 된 교사가 될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고서야 명교사의 반열에

 오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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