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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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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50 작성일 2023-09-29 06:58 댓글 0건 조회 26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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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아침

 

 

추석은 한자로 이렇게 표현한다.

秋夕

글자 그대로 표현한다면 가을날에 저녁이다.

아니, 가을날에 저녁이 오늘 하루 만인가?

수없이 이어지는 가을날인데 그걸 특정일에 박아 놓다보니 하나의 큰 틀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름의 큰 뜻은 별 것 아닌데 그걸 의미 있게 승화시키고 계승하고 발전시키다보니

 우리네 1년 생활에서 엄청나게 큰 행사로 자리매김 된 것이다.

 

리 조상들은 몽골 쪽에서 만들어졌다.

해서 우리를 퉁구스(Tungus)족이라 분류하고 있다.

원래의 출발은 유목민이었으나 더 좋은 땅을 찾아다니다가 정착한 곳이 한반도이다.

아니, 다른 곳으로 더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지형이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엉덩이를

 깔고 앉은 곳이 우리가 사는 곳이라 보면 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 한반도는 몽골 쪽보다 유목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는 지형이라 본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유목에서 농경으로 전환이 되었다고 본다.

겨울에는 혹독하게 춥고, 여름에는 열나게 더우면서 비가 많이 오는 몬순형태의

 기상이 나타난다.

여기게 맞는 생활을 하다 보니 이 기후에 최적화된 벼농사가 발달한 것이다.

그게 몇 천 년 이어지면서 오늘 같은 명절이 자연스럽게 태동된 것이다.

 

추석은 설과 함께 우리의 가장 큰 명절이다.

그 해 첫 수확물인 쌀을 정점으로 하여 각종 과일과 채소를 바탕으로 조상님들께 

고마움의 표시를 하는 행사라 보면 될 것이다.

서양으로 말하면 추수감사제와 유사한 문화라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굳이 다른 점을 찾는다면 서양은 축제와 함께 자연에 대한 감사에 방점이 있다면 

우리는 조상에 대한 제례에 더 근접하지 않았나 싶다.

 

세월이 가면서 추석의 풍속도도 많이 변해가고 있는 것 같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하다보니 추석의 문화도 자연스럽게 그런 방향으로 

전환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농사짓는 사람들의 비율이 엄청 줄어들면서 겨우 명맥을 유지할 정도이다.

다수에서 소수로 전락되다보니 이제는 다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추석도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누가 이렇게 변하라고 명령을 해서 변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자연스럽게 변화의

 쪽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추석 차례 상도 과거에 조율이시에서 바나나, 수박, 사과, 멜론 같은 현대판 과일로 

변해가고 있다.

부침개나 전, 나물 같은 것도 굳이 집에서 지지거나 볶지 않는다.

제사상에 올리는 제물이 과거처럼 특정 음식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현대 선호식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제사상에 케이크가 올라가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의식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종가에 모여서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묘지로 성묘를 하러 갔다.

이제는 묘지라는 개념보다 납골당 쪽으로 기우러져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성묘를 하러 산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납골묘원으로 가는 것이다.

그 정도라면 애교로 봐 줄 수 있을 것이다.

아예 성묘고 차례고 뭐고 간에 그런 것은 그냥 과거의 유물 정도로 인식하는 

사람도 엄청 많아 졌다는 것이다.

 

추석 무렵 도로에 무수히 깔린 차량들이 고향을 찾아서 그리 떠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개중에는 놀러 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일 것이라 추정해 본다.

아니, 인천국제공항을 보면 더더욱 새로운 세계가 펼쳐짐을 느낄 수 있다.

조상을 모셔야 할 사람들이 그건 뒷전으로 하고 외국으로 나가고 있다.

그들이 외국에 나가서 차례를 지내고 조상을 흠모하러 나가겠는가.

속된 표현으로 추석연휴를 즐기기 위해서 해외에 놀러가는 것이다.

 

이런 풍속도를 보면서 조상은 그저 내 마음속에 위안거리 정도 밖에 안 된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

굳이 조상에게 매 달리지 않아도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보란 듯이 증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은 그래도 호주머니의 사정이 좋다는 것을 말 하는 것이다.

돈 없는 자가 해외로 나 갈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는가.

조상을 잘 모시는 자는 밀리는 도로에서 고역을 치르고, 그러지 않은 자는 비행기를

 타고 훨훨 날아다니는 형국이 된 것이다.

 

세상이 너무나 많이 변하고 있다.

성묘를 하고 싶어도 조상이 묘소로 갈 수 없다.

깊은 산중에 묘를 모셔놓은 사람은 우리나라 산림 자체가 밀림이 되다보니 찾아 

갈 수 도 없게 된 것이다.

벌초도 자신이 하지 않고 용역에 맡긴다.

내 조상의 묘소도 찾아가기 힘든 세상이 된 것이다.

그리고 젊은 사람들은 그런 곳으로 가자해도 갈 엄두도 내지 않는다.

이래저래 산 속에 조상은 후손의 발걸음조차 들을 수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죽은 자가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입증해 주는 좋은 사례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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