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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기 아름다운 어머니의 거짓말 (옴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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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푸른 세상 작성일 2007-05-10 12:41 댓글 0건 조회 72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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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어머니의 거짓말

솔솔솔 비린 내음과 함께
커져 오는 어머니의 얼굴!
한 입 두 입 국물을 떠 먹다 말고
아들의 두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명태 머리와 꼬리만 드시던
어려웠던 시절, 어머니의 생각에
오랜만에 장에 가신 어머니는 큰 맘 먹고
명태 한 마리를 사 들고 오셨다.

그날 저녁 맛있게 명태국을 끊인 어머니,
아마도 어머니는 생선을 여덟 등분했나 보다.
국자를 이용해 가장 큰 가운데 토막은
할아버지 국그릇에,
다음으로 살이 많은 것은 할머니 그릇에,
다음 큰 것은 아버지 그릇에….

그렇게 차례대로 형, 나, 막내의
생선 국그릇에 한 토막씩을 넣어 주셨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머리와 꼬리는 어머니 차지였다.

한번은 어린 막내가
“엄마는 왜 항상 머리와 꼬리만 먹어?”
하고 묻자 어머니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응, 어두육미라고 머리와 꼬리가
맛있거든…” 하셨다.

“그럼 나도 좀 줘.”
어머니는 잠시 머뭇거리다 머리와 꼬리부분을
막내 국그릇에 넣어 주셨다.
“에게 게, 살이 하나도 없잖아.
나 안 먹을래. 엄마 먹어.”
막내에게서 도로 받은 생선의 머리와
꼬리부분은 어머니는 정말 맛있게 잡수셨다.

어린 우리는 그때 어머니 말씀이 참인 줄 알았다.
그 뒤로도 오랫동안 그 말을 참이라고 믿었다.
그러기에 어두육미(魚頭肉尾)라는
한자성어까지 생겨났겠지 그렇게 여겼다.

네번째 알찬 부분을 먹던 큰아들은
어른이 된 다음에야
어머니의 그 말이 거짓임을 알았다.
결혼 뒤 아내와 모처럼 시장에 가 생선을 샀다.
“머리랑 고리 부분 잘라 드릴까요?” “예.”
“아니 왜 그 맛있는 데를 버리세요?”
“네? 요즘 이걸 먹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아저씨는 어두육미라는 말도 모르세요?”

“어두육미요?
소꼬리는 맛있는지 모르지만 생선대가리를
무슨 맛으로 먹어요.
옛날에야 먹을 게 워낙 없으니까
그거라도 끓여 먹었는지 모르지만….”

순간 어머니라는 말만 들어도
눈물이 난다는 아브라함 링컨의 고백이
비수처럼 가슴에 와 꽂혔다.
그 뒤로도 아들은
어버이날이 돌아오면 명태국을 끓인다.
맛없는 물고기의 머리와 꼬리 부분을
그렇게도 맛있게 드시던 어머니의
그 큰 사랑을 가슴에 새기기 위해….

지금도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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