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별마당

기별게시판

34기 장강크루즈 여행기4-2 ; “이릉대전”의 무대 이창

페이지 정보

작성자 RGO 작성일 2016-11-16 20:02 댓글 7건 조회 1,422회

본문



[사진 설명]

<상> 작은 배를 갈아타고  --삼국지 해설도 들어 가면서--

<하> 장강 크루즈선박 
    --비슷한 크기의
크루즈 선들이 여러척 교차 운항하고 있다--




장강크루즈 여행기4-2 ; “이릉대전”의 무대 이창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 넷째날 = 2 “이릉대전”의 무대 이창(宜昌)


옛 사천땅 한중(漢中)지역 충칭(重慶)에서 출발한 크루즈는 4박5일동안

삼국지 흔적 따라, 영웅들의 뜨거운 숨결을 가슴으로 느껴 보면서 왔다.

 

거대한 삼협댐 갑문을 빠져나오면서 지나온 장강을 되돌아본다.  

풍도귀성, 석보채, 백제성, 삼협과 삼협댐등 장강 700Km를 지나 이창(宜昌)에서
마침표를 찍기 위하여 이창부두(宜昌埠頭)에 다가 왔다.

 

옛날에는 이릉(夷陵)이라 불렸던 이창(宜昌)은 후베이성(湖北省)서쪽에
위치해
있고, 충칭과 우한(武漢) 사이에 있다.

‘의창(宜昌)’으로 쓰고 중국식으로는‘이창’이라고 읽는다

 

이창은 장강삼협이 흐르는 작은 도시로 숫한 추억을 간직한채 지금은 장강
연안의 주요항구도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전략상 매우 중요한 지형이다.

삼국지, 초한지부터 이 땅을 차지하기 위해 호걸들은 수없이 싸웠다.

조조, 유비, 손권은 물론 2차 대전 땐 일본군까지 탐냈던 땅이다.

 

이곳을 차지하지 않고는 대륙을 온전히 차지했다고 할 수 없다.

삼국지연의에서 조조가 적벽에 100만 대군을 배치한 것도, 제갈량이 촉나라를
지키기 위해 명장 관우를 앞세운 것도, 그 중요성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탐했고, 싸웠고, 사라졌지만, 결국 이 압도적인 풍광은 그대로 남아 있다. 그들은 소유하길 바랐지만 무한한 자연의 생(生) 앞에서 인간의 생은 너무나 짧았다. 대자연 앞에서 한없이 겸손한 마음이 들게한다.

 

이창을 가로질러 가고 있는 장강물은 유유히 쉼없이 흘러 가고 있다.

주변 사람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시간을 따라 흐른다.

가는 것은 세월이고 흐르는 것은 강물이라면, 가지 않는 것은 인정이요

애틋한 것은 마음뿐인가.

강이 품은 시간은 이야기가 되고 역사가 되어 강에 녹아있다.

 

이창은 삼국시대 유비의 촉나라와 손권의 오나라와의 접경지대였다.

관우가 오나라 손권에게 목숨을 잃자 유비는 복수심에 눈이 멀어

제갈량의 만류에도 오나라 공격을 감행한다.

이 전쟁이 바로 이창 일대에서 벌어진 유명한 “이릉대전”이다

 

유비의 침공에 맞서 오나라의 손권이 총사령관으로 임명한 육손(陸遜)이

화공으로 물리쳤던 주무대가 이릉(지금의 宜昌)이다.

 

유비가 독단을 거두고 제갈량의 고언을 받아들여 오나라 공격을 멈추었다면
촉은 삼국을 통일할 수 있었을까. 그랬다면 이곳에는 또 다른 이야기들이
흘러들어 넘실대겠지. 장강의 강물이 흐릿하게 흐르는 것은, 맑은 물빛의
동해 바다와는 달리 그 속내를 쉽게 내보이지 않는 것은, 그 안에 수많은
이야기들을 품은 채 흐르기 때문일 것이다.

강이 흘러온 수억 년의 시간과 역사를 감히 짐작해 보려는 사람들에게
가늠할 수 없는 깊이로 깨달음을 주기 위함일 것이다.

 

오늘날 이창은 이릉대전의 격전장과 굴원. 왕소군의 옛집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거쳐가는 관광지로도 이름나 있다.

 

 

▶고속열차

 

 충칭에서 시작된 장강변에 배어 있는 삼국지 영웅들의 이야기가

이창에서 그 대 단원의 막을 내리고, 다시 충칭행 고속철에 몸을 실었다.

말로만 듣던, 요즘 세계 고속철 시장을 석권한다는 중국 고속철이다.

열차는 다시 출발지인 충칭(重慶)으로 달려간다.

 

이창에서 충칭으로 가는 고속철도는 험준한 산악지대로 중국에서 가장 돈을
많이 투자하여 만든 노선이라고 설명한다. 대략 ㎞당 100억원이 들었다고 한다.

달리는 열차 창밖으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깊은 산과 계곡들이 스쳐 지나간다. 깊은 산골계곡에 교각(橋脚)을 세워 철로를 놓은 첩첩산중(疊疊山中)이다 보니 연속되는 수 십개의 긴 터널을 뚫어 놓았기 때문이다.

이곳을 달리면 마치 산과 산 사이를 통과하는 묘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교량 높이가 아파트 100여층에 달하는 것도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다리다. 달리는 열차 창문 밖으로 교량 아래 까마득한
계곡이 휘~익 휙 스쳐 지나간다.
어떻게 이런 높이에 철도를 건설했을까 의아스럽기 까지했다.


산악철도이기 때문에 시속 145㎞로 달리던 열차가 지형이 좀 덜 험한 곳에
이르렀는지 시속 196㎞로 속도를 올렸다.
충칭에서의 저녁식사는 고향맛을 느낄수 있는 한식으로 했다.
여행중 고향맛을 느껴볼수 있는 한식과 소주는 언제나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해 주는 추억거리가 된다.

 

이렇게 충칭의 밤은 깊어갔고~,


우리는 충칭시 (重慶市 南岸區 南濱路22號)장강대교 남단에 자리잡고 있는
중경의 랜드마크 5성급 래디슨 프라자호텔(Radissoa Plaza Hotel;
慶麗
笙世嘉酒店 ; 높이44층)에 여장을 풀었다.

나는 41층 로얄룸을 배정 받았다.

다음 날, 창문으로 비치는 흐릿한 아침의 모습에 이중으로 된 하얀 커튼을
양쪽으로 밀어내면서, 41층 방에서 내려다보이는 장강은 옛모습 그대로
추억을 간직한채 유유히 흘러가고 있었다.

 

4대 직할시 중의 하나인 충칭은 쓰촨성에 속해 있으며 인구 3천3백 만명의
대도시이며 고대 촉나라 수도였고 삼국지의 무대가 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충칭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면서 생각된 것은 중국이라는
나라는 스토리가 많은 나라라는 생각을 했다.
가는곳마다 스토리텔링의 천국이었기 때문이다.

 

여행은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여정 자체가 중요한 경험이다.
마찬가지로 인생 역시 하나의 특정한 목적,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 살기보다
삶의 매 순간 순간을 오롯이 즐겁게 보낼 때 한결 풍요롭게 살 수 있다.

 

이번 4박5일간의 크루즈여행은 너무 짧았다고 느껴질 만큼 매순간이 즐겁고
소중했다. 중국문명의 발상지 중 한곳인 양자강을 따라 흘러 내려가며
옛 삼국지 무대를 문화해설 들어 가면서 찾아 본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욕심 같아서는 이창에서 다시 크루즈에 올라 상해까지 가보고도 싶었다.

5성급 호텔수준이라고 자랑하고 있는 장강크루즈의 훌륭한 선내 시설과
잘 짜여진 여행 스케줄은 누구에게라도 자신있게 추천할 만한 것이었다.

시설이나 종사원들의 서비스정신은 그동안 중국에서 겪어왔던 것과는 달랐다.

그리고 물론 크루즈의 높은 비용 때문이겠지만 다른 중국인 승객들도
점잖고 매너가 좋아, 여행은 전반적으로 유쾌했다.


 

      三國志 序詩

 

곤곤장강동서수  (滾滾長江東逝水) 

낭화도진영웅   (浪花淘盡英雄)  

시비성패전두공  (是非成敗轉頭空)

   

장강물은 굽이굽이 동쪽으로 흘러 가는데

저 일렁이는 물결에 물거품처럼..사라진 옛 영웅들이여

옳고 그름, 시비성패 모두 다 부질 없는걸...

 

       -<중략>-

 

일호탁주희상봉 (一壺濁酒熹相逢)  

고금다소사 (古今多少事)  

도부소담중 (都付 笑談中)

 

막걸리 한병 사이에두고 우리 기쁘게 마주앉아

고금의 크고 작은 여러 가지 일들을

웃고 이야기 하면서 모두 그 속에 파묻어버리세

 

 

  

첨부파일

댓글목록

profile_image

RGO님의 댓글

RGO 작성일

profile_image

RGO님의 댓글의 댓글

RGO 작성일

풀그림자, 어단파파, 그외 이 글을 보신 여러분들께.

우선 여행중 보고, 들은 것을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을 잠시 늦춰 볼려고
두서없이 정리해 본건데, 지루하게 지금까지 읽은 끈기도 알아 줘야겠네요.

여행도 돈키호테 기질이 좀 있어야 되지 않을까?

장강크루즈여행은 효도관광으로 적합하다고 생각됩니다.
기항지 중간 중간에 잠깐씩 하선하여 현장 확인차 돌아 보는 것을 제외
한다면, 대부분 일정이 크루즈내에서 편안하게 먹고, 자고, 보고, 들으면서 다니니까.

보는 눈과 듣는 귀만 제대로 작동이 되면 별 걱정거리가 없겠다 생각됩니다.
다만, 가이드가 제대로 알고 어떻게 설명해 주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여행을 한마디로 표현 한다면, 흐르는 강물과 함께
충칭을 시작으로 유비가 운명을 다한 백제성에서부터 이창에 이르는 700㎞구간의 역사를 듣고, 그 현장을 보고, 느껴보면서 돌아올수 있었다는 것은 인간만이 누릴수 있는 최고 호사가 아니겠는가? 생각해 봅니다.
장강과 함께 흘러온 그 유구한 역사. 그중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얼마나 될까? 거기에서 세상을 새롭게 보게되는 온고이지신의 여행길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장강변에서 기억속에 희미한 유비와 제갈공명이 기다리고, 두보와 이백이 우리를 맞이하니 이 얼마나 기뻗는지~~

여행도 지금이 내 인생에 가장 젊은 날이니까 가능 하지 않았겠나 생각해 봅니다.



profile_image

풀그림자님의 댓글

풀그림자 작성일

  김청장님의 양자강 크루즈여행
  그동안 소상히 소개해 주셔서
  잘 보았는데 또 다음은 어디를
  소개해주실건지 기대해 봅니다
      11월 우중충한날 아침에 초영

profile_image

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샘물같은 이야기의 여정..
아직 4-2 이니 두 번 이상은 남았겠지요.
도진 역마살과 체력 부럽습니다.
각별히 초상권에 신경을 쓰시나봅니다.ㅎ

profile_image

RGO님의 댓글

RGO 작성일

profile_image

임욱빈님의 댓글

임욱빈 작성일

존경하옵는 김명기 선배님!
크루즈여행기 정말 실감나게 잘 읽었습니다. 삼국지와 초한지를 통독해야만 풀어 쓸 수 있는 여행기.....
너무나 재미있게 쓰셨습니다. 직업인 수필가 이상의 필력을 지니셨습니다.
저도 선배님이 하신 코스로 크루즈여행 떠나고 싶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모교와 관련된 총동문회의 현안에 대하여 고언도
해 주셨으면 합니다.

profile_image

박택균님의 댓글

박택균 작성일

오늘 아침 일어나 여행기를 잘보고 나니 아침식사 시간이 되었네요..
어릴때 삼국지 한번 읽어본 저는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자료와 준비하시느라
몇일을 고생했을것을 생각하니 존경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