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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기 두향의 상사별곡 두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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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원과 사랑 작성일 2013-12-14 22:05 댓글 0건 조회 92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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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향의 상사별곡2

 두향의 눈에서 맑은 이슬이 굴러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나으리께오서는 날이 밝으면 단양을 떠나십니다. 떠나시면 상원사 동종처럼  넘으실 것이나이다.
나으리께서는 지척지간이라 마음만 먹으면 불원간 또다시 만날 수 있다 기약하였사오나 소첩이 보기에는 이제 한번 가시면 다시 돌아 오지 못할 것임을  잘 알고 있나이다.

 나으리 죽령고개가 아무리 높다 하여도 나으리를 향한 소첩의 그리움은 구름이 되어 단숨에 뛰어 오를수 있고 동종의 무게가3300근이나 무겁다고는 하나 나으리를 향한 소첩의 마음에 비하면 한갓 검불에 불과하나이다.
 장정 5백명과 말 백필이  상원사의 동종운 움직일수 있아오나
 소첩의 마음은 절대 끌지 못할것입니다.
 나으리, 나으리를 향한 단심은 그 무엇으로도 끌수없고,당길수도,밀수도 없는 요지부동입니다.
상원사의 동종이 800년이나 되었다고는 하나 나으리를 향한 내 상사는 전생으로부터 이어진
 천겁의 업이오며
하늘과 땅이 갈라지기 전부터 맺어온 숙연이나이다.
 하오니 이제 정히 가시겠다면 나으리오께서 소첩의 젖꼭지 하나를
 칼로 베어내고 가시옵소서
 두향의 얼굴은 흘러내린 눈물로 젖어 있었다
 
 두향은 천천히 저고리를 벗기 시작했다.
 옷고름을 풀어 내리고가슴을 헤쳤다.
'나으리 젖꼭지 하나를 떼어 내소서 그래야만 나으리를 향한 소첩의 미련이 끊어질 것입니다.
하늘과 땅이 갈라지기 전부터 이어진 나으리와의 천겁의 인연이 끊어질 것이나이다.
천천히 저고리를 다 벗은 두향이 은장도 하나를 꺼내어 땅바닥 위에 놓았다.
 흘러들어온 달빛이 두향의 가녀린 어깨를 감싸고 있었고 풀어헤쳐진 긴 머리카락 사이로
 두향의 젖가슴이 흔들리고 있었다.
 "정녕 젖가슴하나를 베어 달라는 것이냐?"
침묵을 지키던 퇴계가 입을 열었다
 "베어주소서"
결연한 목소리로 두향이 대답하였다. 그러자 퇴계는 천천히 손을들어 은장도를 집어들고
곁에 벗어둔 두향의 갑사 저고리를 망설임 없이 깃을 잘라내었다
이른바 할급휴서(할급휴서)가위로 옷을 베어서 준다.
(당시 양반사회에서는 이혼이 국법으로 엄중히 금지 되었으나 서민들에게는 이혼의 징표로 저고리 옷섶을 잘라줌)
 
 이세모꼴의 옷섶을 받으면 그 여인은 자유의 몸이된다.
 퇴계가 나비 모양의 베어진 세모꼴의 옷깃을 두향에게 주면서
"상원사의 동종이 죽령고개를 넘어가듯 내 몸도 죽령을 무사히 넘을 수 있겠는냐"
두향이 옷 깃을 받으며 이것으로 인연이 다 되것으로 알겠나이다 .
 동종에서 잘라낸 젖꼭지를 남문루에 파묻고 제사를 지냈듯
소첩이 이 저고리를 나으리와 함께 지내던 강선대 바위밑에 파묻으오리다,
그리하여 마침내 다북쑥 욱어진 무덤에 함께 묻히겠나이다.

 두향은 마침내 강선대 바위 옆에 움막을 짖고 평생 퇴계를 생각하며
종신수절할 것을 결심하였음일까,
 또한 퇴계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순간
남한강 물속에 뛰어들어 자살할 운명임을 이때 꿰뚫어보았읍닐까.
 
 '다북쑥 욱어진 무덤'
이는 모죽지랑가에 나오는 한구절이었다
모죽지랑가는 신라 효소왕 득오공이란 화랑이 지은 향가에 나오는 한소절을 인용한 내용

 간 봄을 그리워 함에
모든 것이서러워 시름하는구나
아름다움 나타내신
그대의 얼굴에 주름살을 지려고 하는구나
눈 깜작할 사이에
만나 뵈올 기회를 지으리이다
님이여 그리운 마음이 가는길에
다북쑥 우거진 마을에 함께 밤잠인들 있으리까

퇴계는 두향이가 입던 치마폭에 정표로 다음과 같은 시 한수를 적어 주었다고 한다.

(사별기향성 상별상측측)
죽어 이별은 소리조차 나오지 않고, 살아 이별은 슬프기 그지 없어라

( 단양이 낳은 기생 두향과 퇴계 이황과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는
 시대를 초월해서 음미 해 볼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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