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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기 평창의 마지막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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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21-02-24 16:02 댓글 0건 조회 93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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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의 마지막 밤


마지막이란 이미지는 어떻게 다가올까
.

마지막을 이해하기 쉽게 표현한다면 시작한 일의 끝이라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세상사나 인간사나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게 마련이다.

시작에 설레임이 있다면 끝에는 아쉬움이 남게 되는가 보다.

 

평창 생활의 시작은 딱 2년 전인 201931일이었다.

평창과 강릉과는 지리적으로 붙어있어 이질감은 크게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시군 경계를 달리하는 것 만큼은 불변이라 본다.

강릉과 경계를 맞대고 있지만 기상조건에서는 많은 차이가 나고 있다.

평창은 강릉과 달리 여름은 시원하고 겨울은 훨씬 더 추운 곳이다.

 

받아 놓은 날이 빨리 온다 했던가.

평창의 생활도 어언 2년이 흘러가면서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

평창생활을 시작할 때에는 언제 여기의 생활이 끝이 날까에 대해서 생각했었는데 막상 끝난다고 하니 세월 너무 빨리 흘러갔다는 게 실감난다.

2년이란 세월이 어떻게 지나간지 모르게 흘러가 버린 것이다.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는 돌린 것 같은데 방확에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게 현실이 돼 버렸다.

조선초기 철권을 휘둘렀던 이방원도 죽을 때 허무하다고 했는데 보통사람들의 인생사는 오죽하겠는가.

 

오늘은 평창생활의 마지막 밤을 맞이하게 된다.

싫던 좋던 이 밤이 오지 않을 수 없는 숙명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평창에 올 때 이미 오늘 밤은 세팅되어 있었던 것이다.

돌이킬 수도 연장시킬 수도 없는 상황이고 보면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떻게 오늘 밤을 지내냐는 것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의미 있는 일 자체를 만들지 않았으니까 그냥 지나가리라 본다.

모든 사람들에게 공히 주어지는 밤이지만 사람마다 느끼는 밤은 분명히 다를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쌓였던 밤이 모여 오늘의 밤이 완성된 것이다.

이런 날이 있을 줄 알았지만 딱히 준비할 건더기도 없었다고 본다.

 

오늘 밤은 지난 2년의 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리라 본다.

좋았던 일도 있었을 것이고 그렇지 않았던 일도 많이 있었으리라.

그런 일들을 모으고 쌓느라 시간을 보냈었다.

하지만 딱히 손바닥에 남는 일도 없는 것 같다.

 

오늘 밤을 어떻게 보내는 게 그래도 최선의 방법일까에 대해서 머리를 쥐어 짜내 본다하더라도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는다.

아쉬움은 산처럼 많지만 오늘 밤이 새면 그것을 뒤로 하고 떠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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