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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로 세종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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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10-12-26 00:35 댓글 0건 조회 1,11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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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로 세종대왕




바람소리/김윤기


친구!





궁둥이 빨간 원숭이 꼬리를 잡고 늘어지다

제풀에 손 놓고 인간사 거리에서 밀려난 이방인

오래전에 종로에서 무교동에서

혼란스런 그 흔한 행렬에서

추방 당함으로 자유를 얻은 보헤미안이지


현란한 네온사인과 요염한 미혹이 눈물처럼 철철 넘쳐 흐르던

명동의 거리

함박눈 펄펄 꼬리를 치던 무교동의 크리스마스 이브

절반쯤 죽음으로 침몰한 삶이

한 잔의 술기운에 기적처럼 일어서던 농익은 입김은

가로등 불빛에 버무려진 창마다 말갛게 매달려

흠뻑 젖은 채 흐르던 도심의 겨울밤

한 때 흥청대던 젊음.


그래, 마른 침도 샘 솟게 하던 사랑의 언약

그 모든 것들이 난무하던 세월도 잊혀진 계절처럼 떠나고 말았네

고등어 등짝처럼 검푸른 빛과 새콤한 사랑의 미열은

아직도 입안 가득 고이는데

낡은 세월을 붙들고 사는 우리들의 거리

못 견딜 만큼 황당한 좌절,

맹물만 마셔도 목구멍 따가운 적막

어쩌리

많은 걸 잃었고 버렸고 씹어 삼키고 비웠다 싶은데

내 몸 천근 같은 오늘

세종로 세종대왕은







웃고만 계셨네


가볍게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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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중순을 넘어 낙낙하던 국화

몰아치는 한파에 그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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