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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일기 /글 : 불량마눌 - 코끝이 찡한 감동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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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nng 작성일 2006-02-24 11:47 댓글 0건 조회 2,20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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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의 허락도 없이 퍼옴겨 죄송합니다.
좀더 많은 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라 - (47기에서 퍼옴)

띠~리리링~~
에이~궁...
또 띠~리링이냐?
하겠지만
내 전화기는 우리 온가족 모든 친척 친구등등 만인의 애인이다.
(한달에 십만원을 투자해서 모든 사람들이 절약할수 무제한 통화....생략)
010-99xx-xxxx
아침에 묵호로 출장떠난 아들넘의 전화번호다.
신호음이 울리면 잽싸게 끊어 버리는 것이 생활화가 되어 버렸기에
전화가 오면 발신자 번호부터 확인한다.
아들녀석도 이젠 익숙해져 여자친구에게 과감히 투자하면서 엄마한테는
잔꾀를 쓴다.
그래도 밉지않고 항상 마음을 든든하게 해주는 우리집의 장남이다.
제대후 아빠밑에서 삼년을 고생고생하면서 사업을 돕느라 갖은 애를 썼지만
결국 자금력에 밀려 손을 들어 버렸다.
앞이 캄캄해져 모든일에 의기소침해진 지 아버지 즈그 엄마의 마음까정 헤아리느라
아들 녀석은 쉬지도 못하고 그 길로 취직을 했다.
제대후 삼일만에 아빠사업 돕는다고 일하고,사업 정리후 바로 다음날 취업......
참 일복이 많은 녀석이다.

그래도 다행히 아들 녀석의 사고방식이 매사에 긍정적이다.
이것 아니면 저것,고것도 아니면 요것.....
젊음의 패기 때문일까?...
긍정적인 사고에 적극적인 행동,지극한 효심에 우린 모든 것을 잃었어도
자식하나 믿고 웃음을 잃지 않으며 이웃에게
웃음 바이러스를 전파하면서 열심히 하루하루를 기다린다.
믿는것은 자식의 기특한 마음이지 경제적인 바램은 아니므로 .....

입사한지 8일만에 출장간다고 아들녀석의 행동이 여간 분주한게 아니다.
준비할것이 많다며 시끌벅적하더니 무거운 가방을 들고 새벽녘에 나갔다.
그렇게 떠난후
저녁 6시쯤 띠~리리링 울린 전화가 바로 아들 녀석의 번호였다.
010-99xx-xxx ....ㅋㅋ
얼른 전화기의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엄~마!
녀석의 목소리가 꽤나 기분이 좋아 보였다.
엄~마,저녁 드시지 말고 기다리세요.
하길래
왜? 하고 반문 하였다.
하여간 지금 얘기하면 재미없고요,들어 가서 말씀드릴께요.기다리세~요.

그렇게 통화가 끝난후 시계만 쳐다보며 기다리고 있자니
오늘따라 점심을 (사실은 신랑이 체기가 있어 같이 굶음) 먹지 않은 터라
기다리는 시간이 나의 오장육부를 실신하게 만들었다.
도대체 뭔데 저녁 먹지 말라는게야? 당신은 알것 같아?
서로 얼굴 쳐다 보며 궁금함을 의논하다 걍 저녁을 하기로 결정했다.
미역국에 바닥에 무깔고 고등어 조림 ......캬~아~
그까이꺼 반찬이 별거있남 시장이 반찬이지.....
밥 다해놓고 국 다 끓이고 반찬있겄다 먹기만 하면 되는데
시간은 9시가 넘어가고
오늘따라 환장하것네...

잠시후
벨소리가 아닌 반가운 초인종 소~리...
다~녀 왔습니다.
하며 들어 오는 녀석의 손엔 커다란 상자가 들려 있었다.
엄~마! 이게 살아 있어요.보세요.하~암 보세요.
아들녀석은 신이나서 상자를 뜯기 시작했다.
엄~마! 이것봐요. 살아 있잖아요. 움직이는거 봐요. 게 거품물고
녀석은 나두 다 보이는 현장을 실감나게 재 설명했다.얼굴이 상기 되면서까지.....
이걸 갖구 오면서 엄마가 싱싱한거 실컷 드실수 있다는 생각에 얼마나 신이 나던지요...
녀석의 말속에 모든 기특한 효심이 담겨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계속 신이나서 떠드는 아들녀석의 목소리 저~쪽 뒤엔 또다른 나의 고민이 시작 되었다.
또 울~ 친정엄마가 생각나서.....

이것을 갖고 부모님을 찾아뵙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었으며
눈치 빠른 녀석은
에~이,엄마 또 할머니 생각나서 그렇구나.
다음에 또 사다 드리지요.
오늘은 엄마 한 번 실컷 드시고 대게가 제철이라고 하니까
그때 또 사드리지요.
두분이 바람 쏘일겸 할아버지 할머니 모시고 다녀 오시던가요.
저~구석속에 숨어 있는 마음까정 꿰뚫어 보는 녀석이 참으로 기특하다.

정말 즈그들끼리 게거품 물고 집게로 서로 물고 있는 신선한 넘을 찜통 바닥에 와인을 붓고
(게를 찔때 와인을 넣고 찌면 좋다나~ 그 누구가 알코 주었다...ㅋ)
찜통에 한마리씩 잡아넣고는 사정없이 불을 당겼다.
게들이 익혀질때까지도 녀석은 계속 너스레를 떨었다.
대게 열마리에 삼만원이면 엄청 싸지요?..그것도 살아있는 것을...

정말 제철이라 그런지 게살은 꽉차있었다.
배가 많이 고팠던지라
니들이 게맛을 알아?
하고 광고하던 그 게맛보다
더 강하게 어필할 수 있을 정도로 맛있었다.
그렇게 맛있게 먹는 나의 모습을 보며 녀석은
엄마가 잘 드시는것 뵈니까 참 좋네요.
죄송하기도 하고요.
이 나쁜 아들은 술값으로 십만원도 쓰면서 엄마한테 이렇게 마음놓고
드실 수 있도록 사드리지 못한것이....
많이 드세요.하고 여운을 남기는 말문에 그만 .....
아들이 성장하는 만큼 이제 나도 나이를 먹는다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여자친구 집에도 (사실 출장 중에 일어난 일이라...)사드렸어야 하는데
동행한 상사의 눈치도 있어 못사왔다는 아쉬움을 남기며
절대로 아주 절대로 여자친구에게는 비밀로 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이렇게 약속을 어기고 공개를 하니 ...
OO야~(여자친구 이름)
미안하다.
다음에 엄마가 꼭 사줄께.
그리고 창식씨가 늘 노래처럼 얘기하던 "우리 게 한 번 쪄먹읍시다."라고
했었는데....
나혼자 미리 먹어서 많이 미안해요.
강북에 계신 야부리님,강남떵의 굿풀님께도 죄송하구요.
지금 나 혼자 먹었어도 그대들(우리 멤버) 하고 같이 먹은 것이 아니니
다음에 게 사다 삶을때 꼭 불러 주세요....ㅎㅎ
게 값은 제가 낼께요.

추신: 이렇게 다 걸릴바엔 글 올리지나 말것을...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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