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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길과 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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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오원 작성일 2006-03-20 08:15 댓글 0건 조회 1,98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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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길과 노견

언제인가 高速道路의 補修工事를 하는 구간을 지나는데 문득 “노견 없음” 이라는 안내판을 보고는 난감해 한 적이 있었는데 이궁리 저궁리 하다 보니 이 말이 必是 영어의 Shoulder에서 나왔겠거니 짐작을 하고 또 이궁리 저 궁리 하던 끝에 노는 길路에 견은 어깨肩으로 생각해 내고는 참 희한한 낱말도 있구나 하던 끝에 일본에 오랫동안 주재하다 온 분 한테 물어보니 일본 사람들이 만든 낱말이라는군!

언뜻 노견하면 집에서 자식처럼 기르다가 몰래 내다버린 주인 잃은 개犬가 길路에서 어슬렁거리는 모습을 쉽게 연상하게 되는 것은 아무곳이나 XXX들이 너무 흔하게 넘쳐나도록 우글거리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자꾸자꾸 路肩이 선뜻 떠오르지 않고 路犬이 떠 오르는 것은 路肩이라는 단어가 우리의 情緖나 文化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 낱말이기 때문이 아닌가?

또 언젠가 고속도로를 지나는데 “갓길 없음” 이라는 표시판을 보고는 무릎을 탁 친적이 있었네! 그래 저거야! 바로 저거로군 하면서 얼마나 감탄을 하고 고마워 한지 아는가? 갓길! 이 얼마나 산뜻하고 깔끔하고 날렵하고 잘 다듬어진 빼어난 멋진 詩語같은 우리 말인가?

이제는 거의 우리말이 되사시피 한 宅配라던가 援助交際라는 말도 우리가 지은 우리 말이 아니고 일본 사람들이 만든 단어를 우리가 그대로 꾸어다 쓰고 있는 대표적인 표현 방식이라고 하는데 세상이 너무 빨리 한꺼번에 변하다보니 거기에 따른 적절한 표현을 우리말化 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하기에 따라서는 위에 인용한 “갓길”처럼 너무 좋은 珠玉 같은 우리말을 만들수 있지 않겠는가? 택배는 直接配達의 방식이니 直配로 또 원조교제는 솜털이 보송보송한 청소년의 性을 돈으로 사는 행위이니 靑少年 性賣買로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近代化過程은 汚辱과 屈辱과 恥辱의 歷史와 軌를 같이 하는데 日帝治下에서는 일본이 우리에게 西洋文物 輸入의 窓口? 역활을 했다 하더라도 해방이 된지 6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日本에 依存하는 日常의 變化를 받아들이는 것은 知日이고 克日이고 排日이고를 떠나서도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닌가? 금년은 우리나라가 乙巳勒約(乙巳保護條約)으로 나라를 일본한테 송두리째 빼앗기게 된 계기가 된지 100년이 되는 해이고 해방이 된지 60년이 될 뿐더러 더군다나 韓日 協定을 맺은지도 40년이 되는 해이니 우리의 우리만의 正體性I을 가져야 될 때인데도 생활의 아주 많은 부문이 아직도 일본色이 그대로 깊이 뿌리를 박고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으니……..

작년은 우리나라가 檀君이래 最大의 輸出을 이룩한 해(약 2500억 달라) 라고 하는데 지난 40년간의 對日 貿易赤字 累計가 자그마치 2300억 달라 라고? 네탓 내탓 하기 이전에 참으로 엄청난 돈이 아닌가? 2300억달라 라면 우리나라의 4,800여만명이 일년동안 땀흘려 수출한 총 수출금액과 거의 맞먹는 숫자가 아닌가? (공병호가 지은 10년후의 한국에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우리도 모르게 일본화한 일본식의 영어발음을 그대로 쓰고 있는 것으로 빤쓰, 란닝구, 고르덴, 등이 있는데 왜 우리들은 가장 잘못 발음하는 일본인들의 영어발음을 아직까지 그대로 흉내를 내면서 살아야 하는가? 이것뿐이겠는가? 집에서, 學校에서, 職場에서, 作業場에서, 工事場에서, 理髮所에서, 美容室등에서 아직도 엄청나게 많은 일본말이 우리말처럼 쓰이고 있는데 왜 우리들은 이렇게 잘못된 부문을 고치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가?
 
정치를 한다는 사람이거나, 공직에 있는 사람이거나, 학계에 있는 사람이거나, 연구기관에 있는 사람이거나 간에 이일을 반드시 고쳐나가야 하는데……

오륙칠십년대에는 우리나라의 유수한 출판사들이 앞을 다투어 각종 全集類 – 文學, 思想, 敎養등 - 들을 출판할 때인데 많은 번역자들이 자기의 전공과는 무관하게 일본어 번역본을 우리말로 옮긴 譯書를 대하게 되었는데 최근까지도 일본어 번역본의 重譯이라는 강한 疑懼心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책들이 많은 것은 – “文明의 衝突”이라든가 “歷史의 終末”이라든가 - 외국문물의 수입을 일본인들이 그네들의 입맛에 맞게 걸러서 日本化한 것을 받아들이는 꼴이니 實相은 외국것이 아니고 일본것을 수입한 셈이 아닌가?

지금도 번역일을 業으로 하는 이들에게 출판인들이 제대로 된 대접이 전제가 되지않는 한 – 내가 단골로 다니는 책방주인의 의견 - 우리나라의 日本語 飜譯本의 重譯 惰性이나 慣習은 오늘 내일 그만두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군……..

영어에는 가장 많은 外來語가 英語化한 言語로 異質的인 要素가 제일 많다고 하는 반면 이태리어, 불어, 스페인어, 풀튜갈어 등은 純粹言語群에 속하지만 언어라는 것이 그 시대의 의사소통의 흐름을 가장 잘 나타내는 수단이라해도 日本式 外來語를 우리말化 한다는 것이 뭐 그리 나쁠거야 있겠는가 마는 덮어놓고 日本式의 表記를 그냥 그대로 꾸어다 쓴다는 것은……...
 
해방이 된지 60년이 되지만 우리가 먹고 입고 자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기본틀이 아직도 日本式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판에 매일 매일 달라지고 있는 나라밖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과정도 일본이 수입해서 일본화한 것을 그대로 들여다가 쓰는 꼴이니 우리는 언제 우리만의 우리것을 갖게 되지? 나라가 獨立은 했지만 經濟 社會 文化 藝術 言論 出版 등의 隸屬?은 아직도 계속되고 오히려 深化되고 있는 형편이니……..일본인들이 喜喜樂樂하면서 拍掌大笑를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게!

일본인들을 흔히 우리가 卑下해서 일컬을 때 쪽발이 어쩌구 저쩌구 하지만 그네들은 남의 것을 베낄 때는 本質을 베껴서 전혀 새로운 일본 것을 만들어 내는데 우리는 베끼기는 베껴도 껍데기만 베끼는 꼴이니 알맹이가 어떤 모습을 한지는 알지도 못하고 그냥 넘어가기가 일쑤이지. 이게 차이인데 放送이나 出版에서 그냥 베끼기만 하는 일은 이제 그만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우리가 지금 우리말처럼 쓰고 있는 漢字語彙는 그것을 우리가 만들었던 일본이 만들었던 혹은 중국이 만들었던 간에 그대로 쓰고 있는 말이니 그렇다치고 라도 요상스러운 日本式 英語發音의 行爲나 文物의 이름은 반드시 本來의 言語發音으로 되돌려 놓아야 하고 또 새로히 만들어야하는 어휘는 우리것의 우리만의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夏童  權  五  瑗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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