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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설의 제전 - 밴쿠버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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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 오 원 작성일 2010-03-10 10:52 댓글 0건 조회 1,19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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氷雪의 祭典 – Vancouver 2010
                                                                                                                2010년 3월
지난 2월 13일부터 3월 1일(한국시간 기준)까지 치뤄졌던 Vancouver 2010 겨울 올림픽에 참가한 우리나라 대표팀은 역대 참가 대회중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고 폐막되었는데, 14일에는 이승훈선수가 남자 5000m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은메달을 시작으로, 16일에는 남자 500m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모태범의 금메달과 17일에는 여자 500m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이상화의 연이은 금메달 소식에 TV를 지켜보던 5000만 대한민국 사람들은 모두 하나의 기쁨을 滿喫하였는데, 500m 스피드스케이팅에서 한 국가의 남녀 선수가 모두 금메달을 따기는 우리나라가 올림픽 사상 처음이였다니, 이런 쾌거가 또 어디 있겠는가. 쇼트트랙이 아닌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연이은 금메달 소식에 개인적으로는 “아, 2018년 平昌 동계올림픽 개최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구나. 이번이 세번째의 도전인데, 그 동안 거뒀던 17개의 금메달은 모두 쇼트트랙에서만 나왔는데…. 또 밴쿠버는 북미지역이고, 2012 하계 올림픽은 영국 런던에서, 2014년 동계올림픽은 러시아의 Sochi에서 열리니, 이제는 아시아 차례가 아니겠나”하는 생각이 번개처럼 머리에 떠 올라, 17일에 가졌던 水曜山行의 山友인 고등학교 친구에게 이 바램을 말했더니, “그래, 그렇게만 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지, 좋구 말구지”하며 맞장구를 쳐 주더군.

재미있는 신문기사를 보았네. 2월 22일자 조선의 A4의 오른쪽 상단에 위 아래 두 컷의 사진이 실렸는데, 세 선수들이 메달을 받은 직후 찍은 것으로 가운데 금메달을 중심으로 왼쪽의 동메달과 오른쪽의 은메달의 선수들 표정이 아주 대조적이였는데, 금메달과 동메달은 모두 웃는 얼굴인데 반해 은메달의 두 선수는 시무룩한 표정이더군. 기사는 금메달은 당연히 웃는 얼굴이지만 동메달은 “야, 이게 어디야, 아니, 내가 메달을 다 따다니! 메달 색갈이 무슨 상관이람”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때문이고, 은메달은 “내가 조금만 더 잘했으면 메달 색갈이 달라지는데, 정말 아쉽구만”하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 때문이라고. 이런 실험은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심리학 연구팀이 1992년 Barcelona(스페인) 하계올림픽 – 황영조가 손기정선배에 이어 56년만에 마라톤 우승을 차지한 대회 - 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의 표정으로 ‘행복도’의 점수를 매겨 ‘메달의 심리학’이란 연구결과를 발표 했다고 하네. 그래서 기사의 제목도 “은메달보다 기쁜 동메달”이라고 했더군. 위 사진은 여자 500m 스피드스케이팅으로 가운데는 이상화에 오른쪽은 독일의 예니 볼프, 아래 사진은 남자 1000m로 가운데는 미국의 샤니 데이비스에 오른쪽은 한국의 모태범이였다네.

이 사진과 기사를 읽으면서 대학 1학년 때 체육시간에 金和集교수께서 힘주어 강조했던 Pierre de Coubertin(1863-1937)남작의 올림픽 헌장이 생각나는데, 요지는 “The Importance of the Olympic Games is not to win but to take part in”이라고. 그렇지만, 그동안 세월이 엄청나게 많이 달라졌네. 이제는 참가에 의의를 두는 시대가 지났을 뿐만 아니라 메달의 색갈을 따지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지. 그래서 현대 스포츠는 과학과 돈이 지배하는 시대가 되지 않았는가.

강원도는 그동안 원하던 원치 않았던간에 정치권에서 천덕구러기로 취급되었었는데 – 가장 단적인 예가 도청 소재지인 春川과 서울을 잇는 경춘고속도로가 지난해인 2009년에야 개통이 되었으니 - 평창이 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되면 내 고향 江陵이 한단계 더 좋아지는 계기가 될터이고, 무엇보다도 原州까지 뚫린 중앙선 전철이 강릉까지 연장될 터이니 이 보다 더 좋은 경사가 또 어디 있겠는가. 눈위에서 펼쳐지는 각종 경기는 평창지역에서 치뤄지겠지만, 여러 종류의 실내 빙상경기는 강릉지역에서 치뤄질 테니 강릉이란 도시가 탄생한이래 가장 많은 외국인들이 들이닥칠 터이고….

山徑表<우리나라 全道에 있는 대소산맥을 백두산을 중심으로 하여 표시한 분포도>에 보면 강릉은 백두산에서 시작한 白頭大幹이라는 길고 긴 등뼈가 저 멀리 지리산에서 긑맺음을 하는데, 이 대간이 두류산.마식령에서 동해로 바짝 붙기 시작하여 금강산에 이르면 동해에 닿을 듯 말 듯 동해와 평행선을 유지하며 백병산까지 저 아래로 길게 내 닫는데, 이 긴 내 달음의 아래쪽 2/3쯤 되는 지점에 강릉이 자리한다네. 그러면서 이 뻗음이 大關嶺이라는 강릉에서 쳐다보면 시꺼멓고 묵직한 높은 嶺(832m)을 만들어 동과 서로 완전히 갈라 놓아 다른 세계를 만들어 놓았는데, 이런 지리적인 놓임으로 강릉은 영동고속도로가 뚫릴 때 까지 갇히다시피 답답하게 살아왔는데, 이제 영동고속도로에 철로와 함께 다른 출구가 또 시원스레 열리게 될 터이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장엄하다 대관령은 사시 푸르고 경포대를 굽어 보는 우리 강농교”(강릉농고), “동해바다 우렁차게 해가 솟으면 대관령 빛을 모아 장엄할시고”(강릉상업), “백두산 줄기 대관령 높고 남대천 흘러 동해도 간다”(강릉사범 – 아주 오래전에 “一道 一師範”의 구조조정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짐)처럼, 내가 고등학교에 재학중일 때 강릉여고를 제외한 강릉의 모든 고등학교의 校歌에는 대관령이 한 줄씩 꼭 들어가 있었으며, UNESCO에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걸작으로 선정 등록된 “江陵端午祭”는 대관령의 국사성황사에서 성황신을 모셔오는 것으로 단오제를 시작해어 성황신을 도로 모셔가는 것으로 제를 끝맺음 하는 우리나라에서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민속축제 중의 하나처럼, 대관령은 강릉 사람들에게는 한반도에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수억만년을 그자리에 그렇게 한결 같은 자세로 있어온 강릉사람들이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崇嚴함 그 자체라네.

예전에는 철길이라야 청량리에서 떠난 기차가 중앙선을 타고 경북 榮州까지 내려갔다가 산비탈에 떨어질 듯 떨어질 듯 아슬 아슬하게 매 달리듯 붙어있는 그 깊은 내륙의 꼬불 꼬불한 외길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손바닥만한 하늘 한번 쳐다 보고 터널 한번 지나고 하늘 한번 쳐다 보고 터널 한번 지나면서 탄광촌이였던 강원도 桶里에 이르러,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지그재그(Z)길을 앞으로 갔다 뒤로 왔다를 두번 반복하다가 마침내 고도를 낮추어 제 높이의 철길에 이르는데, 강릉까지는 거의 12시간이나 걸리는 철길이 아니였던가!? 지루하고도 지루한 기차여행이였지. 이 철길을 내가 마지막으로 이용한 것이 65년 여름이였고, 지난해 6월에는 미국에 사는 친구내외와 우리내외가 44년 만에 다시 한번 타 보았는데, 이제는 속도가 빨라지고 길이도 영주까지 내려갔다가 겪어서 올라오지 않으니 훨씬 짧아졌는데, 통리의 그 “Z”길은 여전하더군.

이제는 가장 빠른 길인 왕복 4차선의 영동고속도로가 뚫렸으니, 옛 비포장도로로 거의 하루가 걸리던 길을 쉬면서 또 쉬면서 가도 3시간 내외면 충분하니, 우리는 얼마나 좋은 세상에 살고 있는가! 대관령을 올라서면 – 이제는 터널이지만 – 대관령과 거의 비슷한 높이의 고만 고만한 산들을 한 시간 가량 지나야 民族史官高等學校가 있는 橫城(소사) 휴게소에 이르는데, 이 휴게소를 가파르게 내려와 새말IC 쯤에 이러러야 비로소 높이를 느끼지 못하는 평평한 길이 된다네. 이런 地勢가 그렇게 서쪽을 가로 막아 버티고 있었으니 강릉지방 사람들이 어떻게 한양을 쉽게 호흡할 수 있었겠는가. 이런 이유 때문이겠지만, 강릉지역 사람들은 좀 보수적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 왔다데.

이번 Vancouver 2010 겨울 올림픽 중계를 보면서 가장 가슴 아팠던 장면 중에 하나는 James Hewish 호주 심판이 2002년의 Salt Lake City(미국) 겨울 올림픽의 남자 1500m 결승전에서 1등으로 골인한 김동성선수를 실격처리해서 Hollywood Action으로 위장한 미국의 Apolo Anton Ohno에게 금메달을 안겨준 바로 그 심판이였었는데, 이번에도 여자 3000m 쇼트트랙 계주의 결승전의 심판으로 나서서 1등으로 골인한 한국팀이 밀쳤다<impeding>며 실격시키고 중국팀에 우승을 안긴 일인데,  비데오를 보고 또 봐도 전혀 실격을 줄 일이 아니였는데…..이 심판은 2002년의 誤判을 한 후 2년간 심판을 보지 못했다고 하며, 이번의 이런 어이없는 오심이 결국 국제빙상경기연맹(ISU)으로 하여금 예정되었던 여자 쇼트트랙 1000m결승의 심판을 영국 심판으로 전격 교체한 이유가 아니겠는가. 우리나라는 한 사람의 되풀이 되는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판정으로 적어도 두개의 금메달을 지금까지 놓친 셈이네. 그래서 이정수(쇼트트랙 1000m와 1500m의 2관왕)는 시상식이 끝난후, “오노는 시상대 위에 설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일갈했더군. 우리 선수들이 경험한 바로는 오노는 주행할 때 손버릇이 아주 고약하다는 거네. 우리와는 이런 악연이 있는 오노지만 미국에서는 동계스포츠의 영웅으로 대접받는다고 하는데 그도 그럴것이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가장 많은 총 8개의 메달(동 4개, 은.금 각 2개)을 땃기 때문이라고.

이번에 한국 대표팀이 거둔 14개의 메달(금.은 각 6개, 동 2개)은 분포도에서 아쉬운 점이 있기는해도 역대 참가대회 중 가장 좋은 성적인 동시에 금메달 기준으로는 세계 제5위의 실력이라네. 참고로 ISU(국제빙상경기연맹)의 홈 페이지에는 각국의 메달 집계를 순위없이 합게 기준으로 했는데, 그대로 옮겨보면 아래와 같네. (순위 표시는 옮기는 사람이 해 보았네.)

1. USA : 37 (9-15-13)
2. Germany : 30 (10-13-7)
3. Canada : 26 (14-7-5)
4. Norway : 23 (9-8-6)
5. Austria : 16 (4-6-6)
6. Russia : 15 (3-5-7)
7. Korea : 14 (6-6-2)
8. China : 11 (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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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Japan : 5 (0-3-2)

겨울 스포츠의 강국인 일본이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는데…..
 
우리선수들이 딴 메달 하나 하나는 색갈에 관계없이 값지지 않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겨울 올림픽 사상 최초로 우리나라 선수가 석권한 남녀 500m 스피드스케이팅과 남자 10000m 금메달은 메달 중에 메달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1992년 Albertville(불란서) 동계 올림픽에서 은메달 1개와 2006년 Torino(이태리)에서 딴 동메달 1개가 전부였었는데, 이번의 금3개에 은1개는 얼마나 값진가?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뭐니 뭐니해도 김연아의 온 세계를 숨죽이게 한 완벽한 연기의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의 여왕 등극이 아닐까.

이번 올림픽중계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얻은 수확중에 하나는 한국의 메달리스트들이 한결같이 갓 20대 전후의 젊은이들인데, 그들은 자기를 당당하고도 뚜렷하게 내 세우는 끼를 가진 신세대이면서도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확실하게 하는 또 다른 신세대들이였다는 점이였네. 일반적으로 어른들의 눈에 비친 신세대들은 자기만을 내 세우며 자기만 아는 아주 이기적인 세대들로 여겨졌었는데….. 특히 모태범은 한 언론이 보여준 일기장에 “기초와 기본을 강조”하는 글이 있어 저으기 놀라기도 했는데, 이 젊은이들이 태산처럼 무겁게 무겁게 짓 눌렀을 중압감을 현명하게 잘 이겨내고 메달까지 딴 것을 생각하면, 경기후 소감에서 밝혔듯이 “경기를 부담없이 즐기면서 했다”는 것은 참으로 신세대다운 모습이 아닌가. 이들이 이룩한 훌륭한 업적을 바탕으로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의 개최지로 확정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ㄳ ㄸ 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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