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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㉒ - 현대인의 의상에 관한 새로운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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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4 작성일 2016-02-27 20:32 댓글 0건 조회 80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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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이 뚜렸한 나라에 사는 덕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상비는 열대에 사는 시민들 보다 몇 배 더 들어갑니다. 계절마다, 또 계절 사이사이 춘하복과 추동복까지 갖춰 입는다면 간단히 여섯벌이 됩니다. 관혼상제에 입을 옷과 유행에 따라 새로 구입하는 것까지 따지면 평생 양복값만 모아 뒀더라도 결코 적잖은 금액이 될 것입니다.      

허기야 그건 어디까지나 유행에 뒤 떨어지지 않으려는 자기취향과 자기관리를 위한 투자일수도 있으니 자책할 일만은 아닙니다만 과도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그러던 의상에 대한 트랜드가 요즈음 실용위주로 많이 바뀌었습니다. 패션시장에 놈코어(normcore)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인데 이는 노멀(nomal)과 하드코어(hardcore)의 합성어입니다. 꾸미지 않은 듯 자연스럽고 평범한 옷차림을 말하는데 이 용어가 등장하기 까지는 세기의 귀재이자 부자인 애플의 스티브잡스가 한 몫을 단단히 했습니다  

애플이 지구촌의 인류를 흥분시킬만한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매우 중요한 프리젠테이션 자리에서도 그는 늘 청바지에 검정 T셔츠 차림이었습니다. 우리의 정서라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지만 그는 늘 반전의 복장, 그 차림으로 세계 유수의 석학들과 경제인들 앞에서 자신감 있게 제품을 설명하고 자신을 각인시켰습니다  

그의 영향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요즈음 방송 출연자들도 그렇고, 교수사회에서도 청바지와 노타이 셔츠, 스키니커즈가 대세입니다.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에 가보면 전보다는 자유스러운 복장의 하례객이나 조문객들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때와 장소를 가려 예의에 벗어나지 않는 정도면 일부러 멋을 부리지 않은 평범한 옷차림을 추구하는 것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유별난 패션으로 남들이 시선을 끌기 보다는 무심한 듯 수수한 패션 트렌드는 오히려 평범함을 새롭게 바라보는 관점을 제공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패션쇼를 하러 가는것인지 등산이 목적인지 구분이 잘 안 되는 유별난 우리나라 등산객들의 등산복장에 대한 과도한 투자(?), 한번 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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