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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옥류관 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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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8-05-07 15:24 댓글 0건 조회 80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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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 옥류관 냉면


   냉면이 이렇게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터키의 케밥, 프랑스의 달팽이 요리, 중국의 베이징 덕, 인도의 카레 같은 경우는 이미 세계적인 음식이 된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정치적 결실이 있었던 것은 잠시 뒤로 하고 비하인드 스토리 중에서 평양냉면이 하나의 축으로 떠 올랐다. 저녁 만찬의 주 메뉴로서 평양냉면이 나오게 되었는데 이로 인하여 갑자기 평양냉면이 세계적인 유명음식으로 부각되었다는 것이다.

 

   냉면은 글자 그대로 풀이한다면 차가운 면정도로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냉면의 반대는 당연히 온면이 되리라 본다. 칼국수라던가 라면, 잔치국수, 짜장면, 우동, 짬봉 같은 것을 우리는 온면이라 하는데 굳이 온면이라는 명칭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냉면은 접미사로 쓰여지는 것이 거의 관례로 되어있다. 우리가 즐겨먹는 냉면을 그냥 냉면이라 하지는 않는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평양식인가 아니면 함흥식인가를 인지시켜 주어야 한다. 평양이나 함흥이 북한식인 관계로 북한을 싫어하는 일부 사람들은 그냥 물냉면 아니면 비빔냉면으로 칭하는 수가 있는데 이는 냉면의 진정한 멋이나 맛을 애써 외면하는 외통수 같은 처사가 아닐는지 모른다.

 

   옛날에는 지금처럼 먹을거리가 풍부하지 못했다. 흉년이라도 들라치면 굶어 죽는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궁핍한 생활을 했었다고 한다. 이런 시절을 넘길 수 있게 만든 식량을 일컬어 구황식량이라 한다. 보통은 고구마나 감자, 메밀 등이 이 부류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부류의 식자재를 그냥 삶아서 먹는 것도 한계가 있다 보니 이것을 좀 더 먹기 좋게 만든 음식 중 하나가 이것을 가루로 내어 반죽한 후 국수 식으로 만들어 요리해 먹었으리라 본다.

 

   냉면의 시발점은 몽골이라고 한다. 유목민족인데 무슨 냉면이 거기서 나왔겠는 가에 대해서 의아심을 가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몽골인이라 하여 오로지 소나 양을 키워서 젖으로 살지는 않으리라 본다. 개중에는 정착농업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몽골은 늘 춥기 때문에 농사에 적절한 날씨는 아니라 본다. 그렇지만 먹고 살아야 하는 터에 짧은 무상기간에 재배될 수 있는 작목을 선택하여 농사를 지었을 것이다. 이론상으로 파종 후 수확기가 가장 빠른 작물이 메밀로 알려지고 있다. 메밀에서 나온 가루를 이용하여 국수 형태로 만든 것이 바로 냉면인 것이다.

 

   남한에서는 구한말까지만 하여도 냉면이 발달하지 않았다고 한다. 따뜻한 기후에서 굳이 메밀을 재배할 이유도 크게 없었고 쌀이라는 우리 입맛에 맞는 식량자원이 있었기에 메밀 음식은 강원도 산골을 제외하고 크게 발달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6.25가 나면서 북한 사람들이 남한으로 내려와 딱히 할 수 있는 일들이 한정 되어 있던 차에 북한식의 음식을 통하여 생업을 삼았다고 한다. 이 중 하나가 바로 냉면이었을 것이다. 결국 냉면은 기후상 농사가 여의치 못한 곳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이용하여 사람들이 먹기 좋게 재가공한 식품 중에 하나라 보면 될 것이다.

 

   이번 남북 정상간 회담 과정 중 만찬장에서 평양냉면이 주 메뉴로 올라온 것으로 알고 있다. 만찬장에 냉면 하나 올라 온 것이 무엇 그리 대수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 본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평양냉면에 관하여 지대한 관심을 가진다는 게 엄연한 현실인 것이다. 평양냉면은 글자 그대로 평양에서 만들어진 냉면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평양냉면을 부산에서 평양 레시피 그대로 따라서 만들어 판다 하여도 평양에 가서 먹는 냉면 맛은 절대로 나지 않으리라 본다. 사람의 미각은 입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닌 마음에서도 나타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되리라 본다.

 

   맛은 누가 만드느냐와 어디서 만드느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본다. 평양냉면의 제 맛은 평양에 있는 옥류관에서 먹어야 제 맛이 난다고 생각한다. 소위 말해서 평양냉면의 맛 집은 평양 옥류관이라는 이야기이다. 현재 우리나라 상황으로 보았을 때 평양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을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는 것쯤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같은 민족이 만들고 있는 냉면 하나도 제대로 먹을 수 없는 처지에 놓였는가에 대해서 생각하면 할수록 이해하기 힘듦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다 갈 수 있지만 정작 우리와 혈육을 나눈 평양에는 갈 수 없는 희얀한 나라에 살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한 수 더 떠 평양 이야기만 하면 종북의 멍에를 씌워 사람을 이상하게 만드는 일부 기득권이 있는 나라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이념의 잣대나 들이 대면서 국민들을 이간시키는 부류의 인간들과 함께 그들을 추종하는 인간들이 있는 한 남한은 더 이상 장족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우리 스스로가 우리가 만든 덧에 빠져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일전에 남북 정상회담을 하러 온 북한 사람들의 뒷통수에 뿔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우리와 다를 것이라곤 하나도 없는데 우리는 어떻게 배워왔는가? 마치 북한 사람들은 상종을 하면 안 될 사람, 상종을 하면 빨갱이라는 희한한 논리로 그들을 배척하고 적대시 해 왔던 것이다. 실제 그들이 와서 말하고 행동하는 모습에서 우리와 다를 것이 무엇이었는지 찾기조차 어려웠다고 본다. 언어도 우리 강릉의 사투리의 억양보다 더 서울말에 가까운 언어를 구사하는 것을 들었을 것이다. 같은 민족이고 같은 뿌리에서 탄생한 단군의 자손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각인시켜 준 사례가 아닌가 싶었다.

 

   먹거리는 어땠는가? 그들은 자신들이 만든 평양냉면을 직접 가지고 왔다. 우리는 남한에서 나는 해산물과 쌀로 지은 밥을 제공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것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남과 북의 먹거리도 요리법도 큰 차이가 없음을 발견한 것이다. 북한은 북한에서 나오는 농산물이나 해산물을 이용한 요리를 했을 것이고 남한은 남한에서 나오는 농축수산물로 요리를 했을 것이다. 이 요리법만 보아도 남과 북이 한 민족임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평양냉면의 맛 집은 평양에 있는 옥류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만약 평양까지 자유왕래가 된다면 옥류관 냉면집은 그야말로 초 대박이 터지리라 본다. 세계적인 음식점이 되리라 본다. 상상을 못할 정도로 엄청난 파괴력도 나타나리라 본다. 연 매출 몇 조 단위를 넘기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 봄 즉하다. 옥류관 식당을 아예 한국에 제2롯데월드처럼 지어서 영업을 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이다. 함흥냉면의 맛 집은 당연이 동해안 원산 바로 위에 있는 함흥이라는 곳에 존재하리라 본다. 양쪽에 가서 줄을 몇 십 분씩 서서 기다린 후에 먹는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맛은 어떨까에 대해서 생각해 보셨는지? 우리가 자신의 차를 끌고 그 안에 가족을 태우고 북한의 평양이나 함흥으로 가서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원조 맛 집의 맛을 보러가는 것을 상상에서나 이루어져야 하는지 아니면 현실화 되어야 하는지에 그 답은 우리의 가슴에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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