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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하나 바뀌는데 이렇게 힘들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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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8-05-13 08:06 댓글 0건 조회 61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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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하나 바뀌는 게 이렇게 힘들 수가


   머리가 안 돌아가면 손발이 힘들다고 누군가 말했던 기억이 난다. 노가다 판에서 땀을 흘리면서 일하면 삼대가 재미없다는 이야기도 있다. 우리 인간은 뇌라는 곳에서 모든 명령을 내리는 컨트럴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뇌에서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손과 발이 움직이면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에 의해서 사람들의 판단과 행동이 보이는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뇌도 그냥 놔두면 컴퓨터에 소프트웨어가 없는 것 마냥 별로 가치가 없는 존재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체계적으로 뇌를 트레이닝 시키고 있다고 본다. 우리는 이것을 교육이라고 칭하고 있다. 교육을 통하여 뇌에 지식을 넣어 주고 그 지식을 필요할 때 적절히 조합하여 최상의 조건으로 명령을 하달할 수 있도록 하자는데 목적이 있다고 본다.

 

   아무리 많은 지식이 들어있다 하여도 그것을 어떻게 풀어쓸 것인가가 또 풀어야할 숙제가 아닐까 싶다. 어떤 사람들은 제도권교육을 받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역할을 너무나 잘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또 어떤 사람은 무진장 배웠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풀어쓰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극단적인 상황일 것이라 보면 될 것이고, 잘 배운 사람은 사회에서 잘 써먹을 수 있는 기본 베이스를 깔았다고 보면 될 것이다. 아는 사람이 이 세상을 리드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는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공중에 떠 있는 식견이나 경험, 지식은 무진장 많다고 본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아무리 좋은 이론과 경험이 있다하여도 필요한 곳에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없다면 그야 말로 무용지물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인생을 꾸려가자면 수도 없이 자신에게 봉착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머리를 굴려야 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만큼 해결책도 따라서 나올 것이다.

 

   많은 인간들이 생각하고 판단하는 세계에서 어떤 사람들은 남들이 생각지도 못한 일을 현실화 시키는 반면 또 어떤 사람은 일 같지도 않은 일에 죽을 쑤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유사한 일을 하면 유사한 답이 나오는 것이 인간사일진대 실제 결과는 각양각색으로 도출된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어떤 문제에 대한 판단의 결과가 다르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 본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보았을 때 최상이나 최선의 결과를 얻는 자가 결국은 이 세상을 리드하게 된다는 것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서울로 가는 방법은 너무나 다양하다고 본다. 옛날처럼 짚신신고 나귀타고 다니던 시절에 한양 땅을 밟는 다는 것은 용이치 않았지만 지금은 그런 세계와는 딴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요즘 세상에는 어떤 일을 한다 하여도 그 과정이나 방법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그 다양함 중에서 하나를 택하거나 아니면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다양한 방법 중 자신의 처지와 현실 그리고 주변상황에 맞는 것을 고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단순하던 것들이 세월이 가면서 엄청 복잡해 가는 세상으로 들어가고 있다. 옛날에 식사는 주로 밥으로만 이루어졌다. 밥과 김치, 나물, 국 정도만 있어도 그럭저럭 사는 집안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어떤가? 위에 있는 반찬만으로 살라고 하면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하리라 본다. 같은 밥상이만 예전과 지금의 양상은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없던 것들이 요즘에 새로 나와 세상살이를 변화시키는 물건도 부지기수라 본다. 이런 것을 어떻게 적절하고도 조화롭게 쓸 것인가가 우리가 풀어야 할 판단의 과제인 것이다.

 

   필자가 올 봄에 나무를 좀 심었다. 나무는 심은 해 활착만 잘 되면 다음해부터는 관리가 좀 용이한 게 특징이라 본다. 문제는 심은 당해 연도에 어떻게 활착을 잘 시키느냐가 풀어야 할 숙제인 것이다. 딴엔 그쪽에 전공을 했다고 자부를 하고 식재를 잘 했다. T/R율까지 계산하여 이론을 현실적으로 그럴싸하게 만드는 작업도 충실하게 했다. 아무리 이론에 밝다하여도 중간에 어떤 변수가 올 것인가를 가름하지 않으면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봄철 나무의 식재 이후 잘 살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나무를 심는 적기를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심을 때 뿌리가 흙과 밀착이 잘 되게 해 주는 것과 지상부를 너무 많이 남기지 말고 잘라주는 것, 그리고 자른 부분에서 수분이 증발되지 않도록 톱신페스트 같은 도포제를 발라 준다는 것, 그 이후 물을 충분히 주는 것은 거의 필수 사항일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그럴싸하다고 본다. 그런데 그 중 하나만 제대로 안되면 새싹이 잘 안 나온다는 것이다. 기껏 돈 들여 묘목을 사다가 품을 들여 심어 놓았는데 새싹이 나오지 않으면 이 또한 낭패가 아닐는지?

 

   올 봄에는 비가 자주 온 셈이다. 하늘도 우리나라를 보우하사 적절한 비를 내려주는 것 같은 느낌이다. 지난 3월 중순 주말 어느 날 나무를 식재하게 된다. 심을 때에는 이론과 정확히 일치시켜 잘 처리했는데 그 이후가 문제였다. 심은 다음날이 월요일인데 그날 비가 많이 온다길래 하늘만 믿고 심고 난 뒤 물을 주지 않았다. 실제 그 다음날 비가 많이 왔다. 그런데 정작 활착은 기대만큼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은 후 비가 오던 안 오던 인공으로 물을 주어야 했었는데 다음날 비오는 것만 의지하고 안 준 것이 활착불량이라는 나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몇 주 후에 일부는 새싹이 나오는데 개중에는 싹이 틀 생각도 안하는 개체가 나왔다. 그 몇 주를 보내면서도 물을 줄 계획이 있으면 그 다음날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그냥 건너뛰었다. 결국 하늘만 믿다가 활착율만 떨어뜨리는 우를 범하였다. 그 다음부터 주말마다 비가 오던 안 오던 물을 주기 시작했다. 사후약방문이랄까 꺼져가는 생명체를 소생시킬 길은 물주기 밖에 없다고 생각한 나머지 열심히 물을 주었다. 그런데 물주는 것이 자동화가 되지 않은 한 그 작업도 만만치 않았다. 땡볕에 물을 준다는 것 자체가 생각보다 용이치 않았다. 어찌하였던 살려야 한다는 일념에 열심히 물을 퍼 부었다는 것이다. 오로지 물주는 것만 최선이라는 외통수에 필이 꽂힌 것이다.

 

   나무를 살려야 한다는 일념에서 물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그 외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물을 요란스럽게 안 주고도 나무를 살릴 길이 있다는 것을 그 이후에 알았다. 안 것이 아니라 그냥 생각이 난 것이다. 나무에 물을 주기적을 주지 않고도 잘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었던 것이다. 몰랐던 것도 아닌데 그것을 적용할 생각을 못했던 것이다. 그 방법은 다름 아닌 나무 주변에다 짚이나 낙엽을 깔아서 수분증발을 지연시키는 방법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무릎을 치면서 바로 이거야!”라면서 뇌까렸으나 한편으로는 머리에 녹이 많이 슬었다는 좌절감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가장 대중적인 방법이 왜 떠오르지 않고 외통수 같은 방법만 머릿속에 차 있었는지 한심하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어갔다.

 

   생각이 난 김에 행동에 옮겼다. 죽어가는 개체부터 주변에 낙엽과 새로 올라오는 신초를 낫으로 벤 후 심은 나무 주변을 두툼하게 깔아 주었다. 다행이 그 전날 비가 온지라 땅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계속적인 가뭄에는 물을 주어야겠지만 올해처럼 주기적으로 비가 잘 오는 해에는 멀칭만 잘 해도 손쉽게 나무를 살릴 길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단순한 생각도 제대로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뇌가 녹슬어 가고 있다는 데서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단순한 것도 제대로 떠오르지 않은 뇌를 가지고 어디 가서 무엇에 써 먹을지 한심스럽기만 하다는 것이다.

 

   거창한 프로젝트나 연구도 좋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사에서 소소한 부분에서 최적 안을 찾아서 생활에 적용시키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조금만 머리를 더 쓰면 여러 가지로 이득이 있는데도 그 조금만이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임기응변, 발상의 전환, 역지사지, 주변머리, 타산지석, 역발상 같은 것이 현실에 적용될 수 있도록 늘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자세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소한 문제의 해결을 잘 하는 사람은 큰일에 대한 대처 능력도 뛰어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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