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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스승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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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20-05-15 08:56 댓글 0건 조회 58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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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스승의 날
 

모처럼 맞이하는 주말이다.

매 주일마다 맞이하는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평일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오는 이유가 무엇일까에 대해서도 의아해지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주말을 끼고 사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주말은 각별하다고 본다.

신의 직장이라 일컫는 곳에 근무해도 보통의 인간이라면 오늘 같은 주말은 기대와 설렘이 밀려오게 돼 있는 법이다.

사람이 생각하는 공통의 느낌은 누구에게나 똑 같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주말마다 엿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주말에 기대감은 풍선처럼 부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월도 벌써 절반을 손절하고 있다.

아직까지 절반이나 남았다가 아니라 벌써 절반이 지나갔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

같은 대상이라도 어떻게 보고 느끼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했는데 올 오월은 생각보다 더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마치 중간 중간에 며칠씩 그냥 빼 먹고 지나가는 듯 한 느낌이 들어갈 정도이다.

그렇다고 럭셔리한 인생으로 엮여지는 삶도 아닌데 이렇게 시간만 쏙쏙 빼 먹고 살아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어간다.

 

책상 모서리에 조그마한 달력을 들여다보니 오늘 스케줄을 인위적으로 적어 놓지 않아도 두 가지의 큰 일이 이미 인쇄되어 있다.

하나는 스승의 날이고 또 하나는 세계 가정의 날이라 인쇄되어 있다.

하나도 챙기기 힘든 판에 하루에 두 개가 동시에 걸쳐 있는 모습에서 할 일 많다는 게 새삼 느껴진다.

 

필자에게 스승에 날은 일반 사람이 느끼는 것 보다 한 가지가 더해지는 처지이다.

보통 사람의 경우 배웠던 스승만 기억하면 된다.

하지만 교사의 경우 배웠던 것은 물론 가르친 경우가 훨씬 더 많기에 더 엄하게 다가오는지도 모른다.

배웠던 당시에 추억도 많았지만 가르쳤던 시절에 추억 또한 만만치 않게 많았다고 본다.

어떤 추억은 긍정적인 측면에서 또 어떤 추억은 부정적인 측면에서 다가온다.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다거나 교사시절로 돌아간다면 적어도 그렇게 하지 않았을 터인데 하는 일들이 너무나 많이 떠오른다.

옛날로 되돌아간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정교하게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했을 터인데 하는 생각이 들어간다.

하지만 인생의 수레바퀴를 다시 후진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 그냥 그렇거니 하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학교라는 곳에는 교사와 학생이 주가 된다.

멋있는 교사가 많은 곳에 멋있는 학생들이 몰려오게 돼 있는 게 세상사인 것이다.

닭이 먼저냐 아니면 달걀이 먼저냐 인 식으로 교사가 멋있으면 학교가 잘 되느냐 아니면 학생이 멋있으면 학교가 잘 되느냐는 식으로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어찌하였던 학교에는 교사가 있게 돼 있고 이 교사가 학생을 가르쳐 이 사회에 쓸만 한 인간을 키워내는 시스템이라 본다.

 

교사가 학생을 탓하는 학교가 일류학교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것도 짚어 봐야 할 일이라 본다.

속된 표현으로 삐따한 학생도 똑 바르게 만들 수 있는 곳이 제대로 된 학교가 아닐까 싶다.

쉽고 녹녹한 일은 아니라 본다.

 

필자 또한 많은 시간동안을 학생 가르치는데 보냈다.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낸 이 시점에서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제대로 된 교육일 것인가에 대해서 눈이 좀 뜨이는 것 같다.

철들자 노망이라도 뭔가 교육의 이치나 원리를 좀 알만하니 백묵을 놓아야 하는 시점이 온 것이다.

교직에 있을 때에도 선구자적인 선배 선생님도 많았고 그 선생님의 좋은 식견이나 덕망도 많았으나 그런 것을 간과하면서 살아왔다.

 

결국,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사람도 서로가 호흡이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유능한 학생이 있어도 가르침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며 반대로 유능한 선생은 많아도 배우고자 하는 학생이 없다면 이 또한 의미 없는 일이 될 것이다.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만 장황하게 늘어놓은 것 같다.

올해 스승의 날을 맞이하고 보니 그래도 학창시절에 나를 가르쳐 주었던 선생님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그분들이 가르쳤던 이론이나 철학, 삶의 지혜 등이 알게 모르게 나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리라 본다.

당시에 제대로 배웠더라면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인생을 살아갈 터인데 하는 생각도 들어간다.

어찌하였던 당시에 학생들을 위하여 혼신의 힘을 다하셨던 선생님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날인 것 같다.

당시에 나를 가르쳐 주셨던 모든 선생님들께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 저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들 덕분에 지금까지 밥 잘 먹고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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