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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 문화예술

해프닝3: 진돗개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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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어단파파 작성일 2020-04-29 15:30 댓글 2건 조회 91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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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 산나물-고비 꺾으러-가까운 산행에 나섰다.

아마 이맘때쯤 된 것 같다.

어김없이 충견(忠犬) '진'(진돗개 이름)이 앞장을 섰다.

산죽 밭 예 들었는데 갑자기 '진'이가 "겅↗컹컹" 하고 공중으로 뛰어오르더니

냅다 꼬리를 감추고 돌아서 줄행랑을 쳤다.

날 버리고 저 혼자 먼저 집으로 도망친 것이다. 

섬뜩한 생각이 떠올랐지만 조심스레 산죽을 헤치고 그곳을 들여다보았는데,

'아~!' 절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아침 햇살을 받고 눈부시게 더욱 빛나는 누런 황금빛!

황금색 불상(佛像)이 그곳에 누워 있는 것이었다.


......___......___........___.......

순간 스치는 생각엔 가까운 사찰에서

누가 불상을 훔쳐 오다가 이곳에 임시 숨겨놓았던 게 아닌가 하는.. 

고비 꺾는 일을 접고 그냥 집으로 내려왔더니 나를 배신하고 도망친 '진'이가

미안해 어쩔 줄 모르고 별짓 아양을 다 떨었다.


잘 아는 가까운 사찰에다 전화들 걸었다.

아직 휴대폰이 없던 때라 집 전화로,

전후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혹시 불상을 도난당하지는 않았냐고 물었으나

그런 일 없다고 답변하면서 아마 개인이 집에서 모시다가

사정이 생겨 내다 버린 게 아닌가 싶다고.. 


절(寺) 가까운 마을이다 보니 마을 사람 대부분이 불교신자들이지만

그중에서 내 가까운 이웃들에게 의논하였더니

누가 버렸든 간에 절받던 부처님인데 풀밭에서 찬이슬 맞게 둘 수는 없다고

눈 비 안 맞을 곳-산허리 부채바위-유년시절 소를 놓아먹일 때 비를 피하던-

부채처럼 생긴- 그 바위 밑에다 옮겨다 모시기로.. 


불상의 크기:1m20cm, 입상(立像):비로자나불(?),

위치가 이름있는 사찰로 가는 길 왼편 석벽 중턱이라 저녁 해 넘어갈 때쯤엔

황금빛을 더욱 발산하게 되면서 입소문이 났고

관심 있는 사람들이 그곳을 찾아 오르기 시작하더니

어느 날부터 불전을 놓고 가는 사람들이 생겼다.

입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지면서 심지어 나를 찾아와 인생을 논하기도.. 

이쯤 되면 사찰에서도 마냥 모른척할 수만은 없는 일.

어느 날 새벽 주지스님이 직접 내려와 모셔가기에 이르렀다.

...........___.........___.........___.........


난 그때부터 불교란 무엇인가 궁금하여 여기저기서 관련 서적을 입수하여

탐독한 후 불교에 관한한 좀 아는 척도 한다.

아금문견득수지(我今聞見得受持):내가 지금 받아지니어 듣고 보니,

원해여래진실의(願解如來眞實義):여래의 진실 된 뜻을 해득(解得) 하게 하소서.

천수경에 나오는 말이다. -어단파파- 


https://blog.naver.com/rang5441/120129581012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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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한국불교계에 새로운 종파가 하나 더 생길 기회가 무산된듯 합니다.
선배님 중에도 스님이 한분 계신 것으로 기억하는데 ...  아무튼 아쉽습니다.
오늘이 마침 석가탄신일 입니다. 성불하시기 바랍니다.
"나무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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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단파파님의 댓글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못말이게 감사해요.ㅋㅎ
나무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