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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깨달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골든타임은 이미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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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8-03-08 07:56 댓글 0건 조회 50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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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깨달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골든타임은 이미 지나갔다.


   잘난 사람으로 살아가기도 어렵고 못난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그렇다고 중도에서 적절히 균형을 맞추어서 살아간다는 것도 만만치 않게 어렵다는 것도 주지의 사실일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눈총을 받아야 되고 저렇게 생각하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핀잔을 받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미디어와 소통의 도구 발달로 인하여 자신의 프라이드를 감추어 놓을 공간마저 다 빼앗긴 듯한 느낌이다. 옛날에는 시골구석에 박혀 있으면 전쟁이 나도 모를 정도였는데 요즘은 지구 저 끝에서 조그만한 사건이 일어나도 그 순간에 전 세계인들이 알 수 있는 세상에 온 것이다.

 

   수많은 지식과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덕분에 우리의 두뇌는 온갖 잡다한 상식으로 중무장이 되어 있다고 본다. 그것이 우리 인생에 얼마나 보탬이 될는지는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은 많은 정보가 인생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것을 입증해 주는 장면을 우리는 길거리나 지하철, 인간이 잠시라도 머무는 공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어린 아이나 나이 먹은 사람이나 모두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살아감을 우리는 보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지 않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으로 전락되어가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왜 스마트폰에 푹 빠져 살겠는가?

 

   오늘 아침 우리 학생들이 하도 스마트폰만 들여다 보기에 그럴 시간이 있으면 책을 한 줄 더 읽어라.”라고 이야기 했다가 본전도 못찾는 우를 범했다. 그 아이가 한 말인즉 스마트폰에서 귀한 정보를 찾고 있는데 왜 그것을 방해하나요?”라는 차원에서 반론이 들어왔다. 해서 나의 반론으로 그 정보가 네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하냐? 그럴 시간에 영어 단어라도 하나 더 외워라.”라고 했더니 모처럼 짧은 시간에 그걸 좀 보는데 왜 그리 닦달이냐는 식의 반문이 또 돌아왔다. 더 이상 이야기 해 보아야 아이들과 싸움밖에 안될 것 같아서 그 정도에서 접었다. 물론 그 아이도 나이가 먹어서 뒤돌아 보면 스마트폰이 인생에 썩 도움이 안되었다는 것을 깨달을 날이 있으리라 철석처럼 믿고 나는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 어찌보면 나의 그럴싸한 합리화로 적당히 덮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훗날 그 학생이 스마트폰을 열심히 보고 많은 정보를 얻어서 대단한 업적을 일구었다면 내 자신이 크게 잘못한 일이 될 것이라는 것도 인식은 하지만 여간해서 그런 일은 발생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현재 나의 신념이다.

 

   사이버상에 너무나 다양하고 재미있고 특이한 일들이 많이 뜬다. 인간 개개인에 취향에 맞는 각종 정보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밤 낮으로 스마트폰을 검색해도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정보를 다 못 볼 정도로 정보의 무덤 속에 들어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떤 이는 정보가 곧 돈이요 나의 갈 길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귀중한 정보는 돈을 지불해야 볼 수 있는 곳도 많이 있다고 본다. 물론 모르는 것 보다는 아는 것이 훨씬 인생을 엮어가는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 하지만 정보의 맹신이 지금보다 나은 세상을 만든다고 했을 시 컴퓨터가 나오고 인터넷이 발달하고 최신형 스마트폰이 넘치는 세상에 들어온 이 시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 이전보다 훨씬 나은 삶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스마트폰의 정보가 나의 삶을 윤택하게 해 주는 도구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새로운 정보는 인간의 호기심을 자극하게 된다. 나와 관심있는 분야에서 어떤 정보가 올라올는지는 늘 궁금하게 돼 있다고 본다. 필자도 스마트폰의 광은 아니지만 잠자기 전이라던가 일어난 직후에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버릇이 들어갔다. 낮 동안 많이 열어본 스마트폰이지만 잘 때나 일어나서 열어 보고픈 욕망이 이성을 앞선다는 것이다. 열어 볼 때마다 나의 식견이라던가 지식, 지혜가 늘어나는게 아니라 눈 못쓰게 만드는 주범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폴더가 열림에는 어쩔 도리가 없는 상황까지 들어왔다.

 

   아는 것이 힘이라 했것다. 이는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고 나만이 알 때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나도 알고 너도 아는 것은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이다. 예전에 어수룩하던 시절에는 주식을 하던 부동산을 하던 먼저 눈뜬 자가 돈을 벌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요즘도 고급정보나 신통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이런 세계에서 돈을 버는 사람도 있겠지만 예전처럼 투자만 하면 돈이 모이던 시절은 지나갔다는 것이다. 워낙 많은 정보들이 떠 돌아 다님으로서 안다는 것 자체가 별 의미가 없는 세상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컴퓨터도 열심히 두들기고 인터넷도 눈이 아프도록 검색하고 스마트폰도 만질 만큼 만져서 좋은 정보를 캐냈다고 생각해보자. 그 정보를 통해서 뭔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요는 우리가 생각하는 정보를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띄워줄 정도이면 이미 까발려져서 영양가가 별로 없는 정보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바보가 아닌 이상 돈이 되거나 가치가 출중한 정보를 그냥 업로드하는 바보는 없을 터이니까. 어찌하였던 한물 간 정보를 열심히 긁어 모아서 새로운 세상을 열어보고자 하는 열망은 높이 평가할 수 있으나 그것을 그대로 이용하여 새로운 세상을 열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 참에서 생각을 좀 더 해 봐야 할 것이다. 많은 정보를 섭렵하여 새로운 세상을 열 정도로 탄탄한 아이템을 찾은 후 그것을 사회에서 적용시키다보면 본이 아니게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본인들은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들여서 공을 쌓았다 하더라도 그 위에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더 쉽게 표현한다면 내가 생각했을 때 그 아이템은 이미 이 사회에서 누군가가 쓰고 버린 것이 되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깨달았을 때는 이미 그 아이템에 대한 골든타임을 지나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많은 정보가 우리에게 희망을 주기도 하지만 절망을 줄 가능성도 많다는 것이다. 모처럼 창의적인 발상을 하여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어 사이버상에 업로드를 해 놓았더니 그 보다 더 좋은 아이템이 떠돌아 다닐 수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고 새로운 아이템으로 각광을 받을 것 같은데 이내 그 아이템을 베껴와 유사한 아이템을 만들어 김을 빼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옛말에도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고 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정보라던가 미디어가 쥐뿔도 없었지만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호락호락한 세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단 현대에 사는 사람들은 많은 정보가 있음으로 이것을 이용하여 더 좋은 세상이 열리겠거니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혜택을 보는 사람들은 세상에 몇몇 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나머지 많은 사람들은 거대한 사이버 산맥 밑에서 텃밭을 일구면서 그럭저럭 먹고 사는 신세 정도 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시력도 별로 좋지 않은데 열심히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면서 가슴졸이는 생활을 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딱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간다. 우리가 왜 스마트폰에 종속되어 살아야 하는가를 한 번쯤은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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