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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가을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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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15-10-08 07:28 댓글 0건 조회 90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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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가을의 거리

 

                     바람소리/김윤기

 

나락(奈落)으로 떨어질 듯 일어나는 아슬아슬한 벼랑 끝 바람이여!

내 그대 갈 길을 묻지 않겠네.

해설피 가라앉는 노을 속으로 점점 빠져드는 저 붉은 빛으로

차디찬 내 가슴을 적시고도 남으려니

토실한 그대의 속살마저 불태우고 남으려니

수다스런 잎사귀들의 몸짓을 향해 무직한 침묵으로 화답하고

썰렁한 이 길 위에 비워야할 내 것을 버리며 걷나니

나 홀로 걷나니

사랑 할만 했던 사람아

사랑했음으로

내 그대 간곳을 묻지 않겠네.

시간의 벽을 뛰어넘어
가야할 내 길 위로 흐르고 싶은 날 
 

바람 같이 일어날  

혼이여!

내 안에 깃들어 살다 숨을 거둔

가여운 님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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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누군가를 뜨겁게 흠모했고 그 누군가의 뜨거운 흠모의 대상이었던 것이 "그대"였다면
그대는 그것만으로 성공적인 삶을 산 것이다.
영원한 것은 인생의 끝에서
그대를 기다리고 있으리니
그 영원한 나라에서 살아갈 그대를 위해
생애의 절반을 사랑으로 헌신하고
나머지 절반으로 그대가 지은 죄에 대하여 목놓아 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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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소리/김윤기

 

조이삭, 콩타래 실했던 둔지 밭에서

허기를 달랜 장꿩이 한나절 울다 갔다

곱사등이 돼버린 박첨지가 쳐 놓은 그물망 울타리를 넘어

한여름 내내 고라니 넘나들어도

“그놈들도 먹고 살아야지 어쩌누”

허허, 웃으며 야속한 맘 툭 털어내던 영감

북망산 산신령이 되신지 달포가 지났는데

휘청 굽은 둔지 밭에 선 가끔

고라니 놀다가고

늦가을 짤막한 햇살이 쉬었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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