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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 농사,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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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21-06-21 09:04 댓글 0건 조회 67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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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구 농사
, 쉽지 않다.



그러고 보니 세상사 쉬운 것이라곤 하나도 없는 것 같다
.

과거에는 숨 쉬는 것 정도야 자신있게 할 수 있다고 믿었는데 코로나가 오면서 이 또한 쉽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어느 날, 모 선배님이 밥을 먹으면서 하시는 말씀이 나이를 먹으니까 숟갈질하는 것도 힘들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속으로 무슨 되지도 않은 말씀을 하실까 생각했었는데 이제 와 보니 그 말도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옛말에 하다 하다 안되면 농사나 짓지.”라는 말이 있다.

그 내면에는 농사는 아무개나 할 수 있다는 뉘앙스로 들린다.

한술 더 떠 농사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가장 쉬운 일로 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개나 농사를 지으면 잘 된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이다.

 

물론 텃밭에 상추 몇 포기, 토마토 몇 주 정도 심어서 수확하는 경우는 아무개나 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서 벗어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경지까지 가는 데는 엄청난 난관들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아무리 정성 들여 농사를 짓는다 하여도 하늘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아무 꼴도 안되는 게 농사라는 것이다.

그래도 쉽다고 생각하는 벼농사의 경우 출수기에 태풍이라도 올라치면 백수현상이 일어나 수확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거창한 자연재해가 농사를 망가뜨리는 경우도 있지만 자질구레한 일로 인하여 패농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것이다.

농작물마다 다 다르겠지만 살구라는 과일로 예를 들어보자.

노래 가사 말에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우리 민족과 맥을 같이 한 살구의 경우에 주요 과일로 대접을 받지는 못하지만, 아류 과일 정도에는 명함을 내밀고 있다.

 

실제로 살구가 귀한 과일로 대접을 받는 터키 같은 경우 건조과일로 큰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의 경우는 그냥 생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 전부라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니면 정원이나 텃밭에 한두 포기 심어서 자가소비 할 정도의 과수이다.

 

그렇다면 살구가 왜 국민 과실로 되기가 어렵겠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요즘을 품종개량이 잘 되어서 맛있고 향기로운 종묘들이 많이 나와 있다.

그런데도 대면적에 기업적으로 살구 농사를 짓는 사람이 나오지 않는 것을 보고 있지 않은가.

잘은 모르지만, 살구재배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으므로 쉽게 대면적 재배에 도전을 못 하는 것이라 본다.

 

남들이 농사짓는 것을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막상 내가 농사를 지어보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난관이 다가옴을 느낄 수 있다.

남들이 하는 것은 다 잘 되는데 왜 나는 안될까에 대하여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살구재배를 잘하는 사람은 실패하는 사람들이 겪은 난관을 이미 다 겪은 사람이라 보면 될 것이다.

 

그냥 살구 농사를 잘 짓는 사람은 없었다고 본다.

부단한 시행착오와 실패, 좌절을 거쳐서 프로급의 살구재배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살구재배에 치명적인 문제는 어떤 것들이 있을 것인가를 정리해 보자.

 

1. 해거리가 심하다는 것이다.

이걸 방제하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살구는 다닥다닥 붙어 달리는 스타일이라 적과를 하는데 많은 애로사항에 봉착되게 된다.

게다가 적과 기술도 일반 사과나 배와는 달리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 작업을 하는데 많은 노력과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 진딧물 같은 병이 오면 나무 자체가 주럽이 들어버린다.

이 경우 나무가 쇠약해지면서 튼실한 과실이 달리지 않는다는 맹점이 도사리고 있다.

 

3. 묘목 시절에 고라니의 피해를 고스란히 당할 수 있다.

한 번 고라니에게 피해를 당한 개체는 주럽이 들어서 제대로 크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된다.

원상 복귀가 되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기에 사전에 고란이 방제책을 철저하게 세워야 한다.

 

4. 개화기에 저온으로 인하여 수정이 제대로 안 되는 수가 발생된다.

살구의 개화기는 과일치고는 엄청나게 빠른 셈이다.

이때 지나진 저온과 조우를 하면 과실이 제대로 달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잘 가꾼 살구라 하더라고 과실이 달리지 않으면 이 또한 낭패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5. 살구꽃 핀 후 과일 심식충이 과실에 알을 넣어서 수확기가 되기 전에 낙과가 되는 일이 발생된다.

물론 수정 후 침투성 살충제를 살포하면 예방이 되겠지만 과실 안에서 크는 해충으로 인하여 조기낙과 등의 피해가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수확을 한다 하여도 과일 안에 벌레가 나와서 낭패를 보는 일이 발생될 수 있다.

 

6. 수확기에 비가 자주 오는 경우이다.

살구의 수확기는 6월 중순부터 시작된다.

이때 건조하면 큰 문제는 없으나 비가 오기 시작하면 사정없이 낙과가 돼 버리는 증상이 발생된다.

다 된 죽에 코 떨어지는 식으로 다 지어 놓은 농사가 비로 인하여 한순간에 망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비바람으로 인하여 떨어진 살구는 아무짱에도 쓸 수 없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현상인 것이다
수확기가 되면 자연낙과도 골치거리다.
다 된 죽에 코 떨어지는 격이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완숙되기 전에 수확하여 후숙을 하는 것이 더 안전한 수확법인지도 모른다.

 

7. 그래도 살구는 다른 과수에 비하여 강한 편이다.

매년 꾸준하고 일정한 양의 과일을 수확하기 어려워서 그렇지 아주 패농을 하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고 본다.

정원이나 텃밭에 한 두 포기 심어서 가꾸는 경우에는 조금만 신경쓰면 매년 일정량의 맛있는 살구를 얻어먹을 수 있을 것이다.

, 많은 면적에 살구를 심어서 경제적 이득을 얻기 원한다면 앞에 제시한 문제점들을 해소하고 시작하는 게 현명한 처사일 것이다.

 

마트에는 벌써 햇살구가 출하되고 있다.

팻트 팩에 포장된 살구가 먹음직스럽게 전시되어 있는데 거기까지 오는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았다는 것을 인식하면 더 친근하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뭣이던 처내비리 나 두면 잘 되지만 관심을 가지고 손끝을 대면 사달이 나는 게 세상사인 것 같다.

평상시에는 잘 달리던 나무에 인위적으로 전정가위라도 들고 비료라도 주는 순간, 그 나무는 사정없이 삐쳐 버리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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