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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안겨 울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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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yki 작성일 2021-08-31 10:08 댓글 2건 조회 1,28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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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안겨 울었네

 

                 바람소리/김윤기

 

달 뜨고 별 뜨는

산이 좋아

산에 안겨 울었다.

 

어머니 품어 안고

아버지 고이 잠든

적막한 저 산이 좋아

산에 안겨

숲에 취해 울었네

 

긴 잠 든 아내 깃들어 사는

나직한 저 산이 그리워

남몰래 오르고 올라

바람 소리, 새소리 사이에 숨은

함박꽃처럼

외로이 울었지

 

산비둘기 울음에 젖어

구구구 울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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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년 정월에 어머니 홀로 외로이 떠나시고

해 건너 65년 여름엔

도진 지병을 견디지 못하시고 아버지마저

훌훌 떠나셨지.

40여 년 전

시부모 곁에 묻히고 만 아내

언덕에 기댄 묘()가 셋이다.

묘는 망자의 뼈를 품고

망자의 혼은 산을 품고 들을 품고

강과 바다를 품고 여기저기 흩어져 오롯이 살아 계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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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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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욱빈님의 댓글

임욱빈 작성일

詩語 한자한자가 심금을 울립니다.
보통인 누구나 토해 낼 수 있는 언어가 아닙니다.
한참 한참 위에 선의 경지에 가까운 시어입니다.
선배님의 시를 읽고 힐링이 되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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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그림과 시와 음악이 한데 어우러져 깊은 감동을 줍니다.
늘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