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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 또한 반갑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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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21-09-16 16:04 댓글 0건 조회 76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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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 이 또한 반갑지 아니한가.

 
秋夕漢字 그대로 번역한다면 가을날에 저녁이다.

가을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적어도 3개월 정도 지속된다는 개념으로 들릴 수 도 있을 것이다.

한데, 명절이라고 칭하는 날은 음력 8.15일이 해당된다.

우리가 관행으로 써 오는 단어 중에서 약간은 아귀가 안 맞는 것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추석은 가을날에 저녁의 개념보다는 명절의 개념이 우리 가슴속 깊이 박혀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한반도에 살고있는 우리 민족의 뿌리는 농경문화였다고 본다.

해방 후 갑자기 서양 문물이 들어오면서 현대와 같은 사회로 변해버렸다.

갑작스럽게 변해버린 현대 문화에 어떻게 적응하느냐도 풀어야 할 과제가 되어 버린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농업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4.3% 남짓 된다고 한다.

농업인구의 비율이 낮다고 해서 농업과 동떨어진 나라는 결코 아닐 것이다.

하루라도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것이 인간이기에 농업은 우리의 생명줄이나 마찬가지라 본다.

 

잘 못 살던 시절에 로망은 잘 먹는 것이었다.

배부르게 먹는 것이 곧 행복이라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고 본다.

적어도 명절만큼은 먹는 것에서 해방되는 날이라 믿었다.

그것도 그냥 먹는 것이 아니라 그토록 바라던 쌀밥에 고기라도 먹을 수 있는 날이었다.

먹는 염원이 잠깐의 시간이지만 이루어질 수 있는 날이라 생각하면 가슴 설레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역시 조상신을 모신다는 개념일 것이다.

올해 첫 수확물을 조상에게 바치는 준엄함 날인 것이다.

일 년 동안 고생해서 만든 첫 수확물을 조상에게 바치고 같이 나누어 먹을 기회가 추석인 것이다.

그냥 혼자 먹어서는 그 맛을 못 느끼기에 일가친척들이 모여서 조상숭배도 하고, 친족간에 우의를 가져보는 시간이 되었다.

 

물론 이런 문화가 지금 이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을 수 도 있을 것이다.

실시간 실물 화상 통화가 가능한 이 시대에 모이고 자시고 할 겨를도 없이 소통은 상시 된다고 본다.

굳이 만나서 조상을 기리고 햇음식을 먹을 이유도 퇴색되었다고 본다.

햇과일이나 햅쌀은 마트에 가면 지천으로 깔려 있다.

언제가 햇음식이 나오는지 그 시기도 불분명하다.

일년내내 과일이 넘치고 갓 도정한 쌀들이 마트에 빼곡히 진열되어 있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햇음식에 가슴설렌다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몸에 있는 DNA는 아직까지 농경문화에 세팅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시골에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도 추석을 떠 올리면 가슴이 설레어 오는 것도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다.

벼가 나무에서 달린다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추석 이야기를 하면 뭔가 스토리가 엮일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올 추석은 코로나로 인하여 많은 사람이 북적이는 상황으로 전개되지는 않을 것 같다.

아무리 가까운 인 친척이라도 일정 인원이 모이는 것을 통제하는 가운데서 추석을 맞이하게 된다.

그래도 추석은 추석인 것이다.

제약조건은 많이 있을지언정 추석의 본질까지 흐려지지는 않으리라 본다.

이참에 조상도 추념해 보고, 인 친척도 헤아려보고, 친구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가지는 것도 나쁘지는 않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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