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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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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50 작성일 2023-06-06 21:15 댓글 0건 조회 32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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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겡이

 

 

음식도 시대가 변하면서 다양하게 분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과거에 많이 만들어 먹었던 음식도 현대에 와서 점점 시들해져가는 음식들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때에는 그렇게 맛있었던 음식이 지금 와서 홀대를 받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물론 과거의 것이 최고이자 최선이라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입맛이 곧 기준이 되는 것이다.

 

 

나이를 먹으니까 자꾸 과거로 회귀하고자 하는 본능이 발동되는 것 같다.

이 시대에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음식이 넘쳐나는데도 불구하고 젓가락이 과거의 음식으로

 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현대판 음식이 아무리 맛난다 해도 과거에 먹었던 음식의 뒷끔치도 못 따라가는 듯 한 느낌을

 받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과거에 먹었던 음식은 과거의 일이고, 미래를 살아가는데 새로운 음식문화에 젖어 사는 것이 

더 타당하고 현명한 처사라 생각할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음식 맛은 과거로 회귀하려는 생각이 드는 이유가 무엇일까?

일종에 과거에 대한 회귀본능일까, 아니면 과거 음식에 대한 향수가 나이를 먹으면서 다시 

발동하는 것일까.

어린 시절이나 젊은 날에 먹었던 음식이 체질화되면서 우리 몸에 이미 고착화 된 덕분일 수 

도 있을 것이다.

더 비약적으로 생각한다면 하나의 추억으로 남았던 것을 다시 되돌리고 싶은 욕망의 발로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음식은 그 지역에서 나는 식재료를 바탕으로 한다.

강원도의 음식이 옥수수나 감자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 많은 이유도 이런 식재료에서

 연유된다고 본다.

바닷가에 살았던 사람들은 해산물의 추억에 빠질 수 있을 것이고, 산촌에 살았던 사람들은 

산나물이나 버섯 같은 음식에 젖어 살았던 것이다.

한국에서 태어났으면 김치나 쌀밥, 된장국 문화에서 벗어날 수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음식에 젖어 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수많은 음식 중에서 그 이름이 특이한 것이 있었으니 제목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겡이

이라는 것이다.

명절 때나 혼인, 큰 제사나 제례 때, 주가 떡을 만들어 보낼 때 만들어 이용했던 떡 종류이다.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소두벵이에다 지진 후 그 위에 맨드라미나 실고추, 대추나 곶감을 

얇게 저며서 장식을 한 떡이라 보면 될 것이다.

 

 

이 떡의 특징은 독립적으로 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송편이나 절편, 인절미 같은 떡 위에 올려놓는 것으로 일종의 덮개 떡이나 장식 떡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냥 기본이 되는 떡만 게워놓는 것 보다야 그 위에 아름답게 장식이 된 떡을 올려놓으면

 훨씬 더 격이 높은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리고 그 떡의 재료는 음식재료 중 가장 귀하다고 인식되었던 찹쌀로 지져서 만든 관계로

 실제적 가치도 본 떡 보다 더 컸을 것이다.

 

 

과거에 집안에 대소사 행사문화 중 떡이 차지하던 비중이 엄청나던 시대에는 우겡이가 

상전의 대접을 받았었다.

전통의 떡이었던 송편이나 절떡, 가래떡, 인절미, 기정 같은 경우는 명절때나 맛볼 수 있는

 음식으로 전락되었다.

게다가 서양에 빵 문화가 들어오다 보니 우겡이는 물론 우리 전통의 떡 문화도 점점 쇠락되고

 있는 것이다.

 

 

다시 우겡이를 부쳐 먹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요는 우겡이가 가지는 가치를 현대판에 맞게 재조명한다면 이 또한 없어질 떡 문화는 아닌

 것 같다.

기정 같은 경우, 옛날 떡이지만 현대인의 입맛에 맞추어 변화를 시도한 덕분에 지금도 

일정량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그냥, 옛날에 우리 조상이 지져서 장식용 떡으로 사용했던 추억의 떡이 아니라 

현재에도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떡으로 재탄생 될 수 는 없는 일인지.

어찌하였던 우겡이라는 떡은 우리의 머릿속에서 점점 지워져가고 있는 것이다.

나도 우겡이를 먹어 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 할 뿐이다.

누군가가 지져주면 한저름 먹어보고 싶은 충동이 생길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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