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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학부모가 학교에 하소연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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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06-03-20 21:13 댓글 0건 조회 3,44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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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 내 마음대로 못하는게 자식 교육이거늘, 뜻한 대로 다 될 것 같으면 서울대, 연. 고대 못갈 자식 어디 있으며 판검사 못할 자식이 어디 있겠는가?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하면서 자식을 위하여 뼈빠지게 번 돈으로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주고, 학원 수강까지 시켜주면서  할 수 있는 일이란 죄다 해 주는 것 같은데 막상  받아오는  초라한 결과물에는 아연질색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부모의 마음일 것입니다.

엊그제 학교 어머니회가 모교 시청각실에서 있었습니다.

 100여명이 넘는 학부모들이 바쁜 일과를 잠시 뒤로하고 자식들의 교육을 위하여  학교를 방문하였습니다.

농공고가 생긴 이래 학생들의 교육을 위하여 이렇게 많은 학부모들이 직접적으로 관심을 가진 경우는 흔치 않을 것입니다.

학교에서는 새로운 교장 선생님을 모시고 심기일전하여 더 나은 교육의 장을 펼치고자 하는 계획을 소상히 밝히는 자리도 가졌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한 시간씩 전교생을 대상으로 자율학습을 함은 물론 아침에는 한자와 영어단어를 쓸 수 있는 유인물까지 배부하여 교육의 효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학과에서는 담임 위주로 야간자율학습을 밤 10시까지 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워 3월 20일부터 실시하기로 하였습니다.

 각 전공별 기능반 학생들도 강원도 지방기능경기대회 및 전국기능경기대회를 대비하여 밤낮으로 기술훈련을 받아 좋은 성적을 냄은 물론 전공과 관련된 대학에 진학할 수 있음도 소개 되었습니다.

이렇듯 과거에 시행했던 방법에서 문제시 되었던 부분을 개선하여 실제적으로 학생들의 실력 연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의 틀을 변신시키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동일계 진학에 대해서 교무부장님께서 파워포인트 자료까지 만들어와 학생들의 진학의 방향에 대하여 브리핑을 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어 학부모들로부터 질문을 받는 시간에 모 학부님께서 학교에 대하여 몇 가지 요구사항에 대하여 말씀을 하셨습니다.

1. 아침 등교시간은 너무 늦고  하교 시간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시내에서 눈에 띠는 학생들은 농공고 애들밖에 안 보이는데 이런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총이 별로 안 좋다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2.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 것은 좋으나 학생들이 공부하는 방법도 미숙한데다가 자율적으로 시행하다보니 시간 때우기 식으로 변질되어 그 효용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3.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교육에 대한 정열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못하는 학생들이 안한다고 안하는데 맞추어 교육을 하다보면 그들이 배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냐는 이야기였습니다.

4. 인문계에서 일주일에 4시간 이상씩 배우는 영어 수학을 농공고에서는 2시간 정도 밖에 안가르치기에 대학에 진학을 해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였습니다.

5. 진학반이나 특수반을 만들어 좋은 대학을 진학하는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가르쳐야 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타 학교에 예를 들어가면서 하였습니다.

6. 실업계에 나와서 취업을 운운한다는 것은 현실성과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강조를 하면서 집에서 한 둘밖에 없는 자식을 고졸 취업자로 만들 부모가 어디 있겠냐는 이야기였습니다.

7. 자율학습은 자율적으로 하고 싶은 학생들만 맏겨 놓아서는 꼴이 될 수 없다는 논지의 이야기를 하면서 모든 학생들이 동참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8. 교육의 수요자는 학생인 만큼 그 수요자가 만족할 수 있는 교육을 농공고에서도 해 달라는 요구사항이었습니다.

조목조목 예를 들어가면서 위와 같이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하여 이야기를 마치자 자리를 같이한 학부모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학생이 변해서 스스로 공부를 할 수 있는 날이 온다는 것은 애시당초에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보면 그래도 학교에서 잡아주는 길이 최선이 아니겠냐는 것이 그분의 발언 요지인 것 같았습니다.

공부가 좀 신통찮은 애를 키우는 부모의 절박한 심정, 알 사람만이 아는 속내의 아픔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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